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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장 쓰레기 언제 줄이나?"..외면 받는 '다회용기'
2023-07-02 1203
목서윤기자
  moksylena@gmail.com

[전주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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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목서윤]

기후 위기가 전 세계적 문제로 대두되자, 카페와 음식점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하는 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일고 있죠. 


지속가능한 미래를 모색해보는 기획 코너, 지구, 새로 봄. 


그 첫 순서로, 대안이 마련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규제 대상이 아니어서,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버려지는 장례식장의 일회용품 쓰레기 문제를 들여다봤습니다.


전주의 한 장례식장, 으레 일회용 용기에 음식을 담아내곤 하지만 이곳은 다릅니다. 


재활용이 가능한 용기에 음식을 담아 정성스럽게 문상객을 대접하고 있습니다. 


조금은 낯설지만, 유족과 조문객의 반응은 좋습니다. 


[상주]

"상갓집을 많이 다니는데 좀 청결하고, 조문객들이 왔을 때 상당히 호의를 느끼더라고요. '아, 참 특이하다.'"


다회용기를 쓰게 된 것은 환경오염을 줄여야겠다는 의지와 지역자활센터 지원의 결과입니다.


[임인선 / 온고을 장례식장 대표]

"환경에 대한 의식을 가지고 있던 차에, 망설임 없이 한 번 시험해보겠다."


효과는 상당합니다. 


[목서윤]

이 장례식장은 5개 호실 중 2개 호실을 다회용기 사용 호실로 운영 중인데요, 


평균적으로 빈소 당 50리터 종량제 봉투 15개에서 20개의 쓰레기가 발생하지만,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빈소에서는 단 1개로 줄어듭니다.


하지만 시범운영을 받아들인 장례식장은 전주에 단 한 곳뿐입니다. 


일회용품을 판매하면 그만큼 수익이 나는데, 다회용기를 권하면 오히려 세척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전주 00장례식장]

"첫째는 불편하잖아요 그담에 또 하나. 이익이 아무래도 줄어들잖아요."


이렇다 보니 다회용기 세척 공장도 개점휴업 수준입니다.


전주지역자활센터가 국비를 받아 세운 공장에 12명의 직원이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매일 한 두 시간이면 일과가 끝납니다. 


올 2월 운영에 들어가 4개월이 지났는데 가동률이 고작 1%에 불과합니다. 


[고은하 / 전주지역자활센터 센터장]

"하루에 소화할 수 있는 분량은 한 4만 개 정도 되는데, 현재는 300-400개 정도밖에 세척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9년 4개 장례식장과 협약을 맺고, 2억여 원 어치의 다회용기를 지원한 전주시도 난감합니다. 


장례식장 의지 부족과 코로나19로 사용 한 번 못 해보고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전주시 청소과 관계자]

"이걸 회수 할 수 있나, 검토하고 있거든요. 근데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적극성이나 하려고 하는 의지가 별로 없어서"


반면 전주와 비슷한 규모의 경남 김해시는 지난해 다회용기 시범 사용을 통해 쓰레기를 72%나 줄였습니다. 


최근에는 다회용기 세척 공장을 추가로 증설해, 나머지 10개 장례식장으로 확대해가는 상황, 


불필요한 쓰레기 발생을 줄이기 위한 모두의 노력이 시급해 보입니다.


지구, 새로 봄, 전주MBC 목서윤입니다.


영상취재: 김관중, 김종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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