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이 참 좋다] 전주MBC 2025년 05월 14일](/uploads/contents/2025/05/6da0861390b41d3cfe48928b4ce0c355.jpg)
![[전북이 참 좋다] 전주MBC 2025년 05월 14일](/uploads/contents/2025/05/6da0861390b41d3cfe48928b4ce0c355.jpg)
[전주MBC자료사진]
◀앵커▶
음식점 등에 예약만 해두고 나타나지 않는 이른바 '노쇼(no-show) 사기'가 날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습니다.
연예인이나 군부대·공공기관 등을 사칭해 대리 구매를 요구하는 수법인데, 선거철을 맞아 국회의원이나 당직자를 사칭하는 방식으로까지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주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10일, 군산의 한 횟집에 전화가 한 통 걸려옵니다.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님 수석 보좌관 한시우인데요. 대선 유세 때문에 격려차 지역 의원분들하고 당원분들 몇 분 오셔가지고 식사 자리하려고 하는데요."
자신을 보좌관이라고 소개한 인물은, 급하게 부탁을 하나 합니다.
식사 때 마실 술을 주문해달라는 건데, 특정 주류 업체 명함을 한 장 보냈습니다.
해당 업체에서 160만 원짜리 양주 10병을 사주면, 다음 날 방문한 의원 측이 식사와 함께 결제하겠다는 겁니다.
[음식점 주인]
"대선이잖아요. 이것 때문에라도 나는 조금은 믿었어요. 근데 이제 양주가 딱 들어간다고 하니까 의심을 갖지.."
다른 의원실에도 같은 방식의 노쇼 사기가 접수됐습니다.
'의원님께서 꼭 원하는 와인'이 있다면서, '개인 간은 거래가 안 되고 주류를 판매하는 취급점에서만 거래를 한다'며 대리 결제를 요구한 겁니다.
다행히 미심쩍게 여긴 업주들이 돈을 송금하지 않아 피해를 막았지만 실제 피해를 본 사례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배우 강동원이 출연하는 영화 제작진이라며 다음 날 식사용으로 특정 업체에 술을 주문을 요구했습니다.
[실제 통화 내용]
"혹시 괜찮으시면 사장님이 저희 예약시간 전까지 준비 좀 먼저 해주시면 저희가 들어가서 (와인요?) 네, 회식비 결제할 때 같이 좀 결제하는 걸로 해도 될까요?"
이들이 요구한 건 와인 2병과 위스키 1병, 총 1,500만 원 상당의 값입니다.
[실제 통화 내용]
"(위스키를 주문을 했는데 그게 900만 원 정도 된다고 그러거든요?) 금액은 그 정도가 아마 맞을 거예요. 준비해 주시면 배우님이 직접 결제해 주신다고 하거든요."
예약한 시간에 나타나지 않아 피해를 입히는 단순 변심 '노쇼'에서 진화한 구매 대리 사기 행각은, 전국적으로 수십억 원의 피해를 발생시켰습니다.
하지만 물품 거래를 가장한 사기 수법은 보이스피싱으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계좌 지급 정지 등의 조치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MBC뉴스 이주연입니다.
영상취재: 강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