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시사토론] 전주MBC 2025년 09월 21일](/uploads/contents/2025/09/30063844e0c42e1a74ad7ac2686e2959.png)
![[전주MBC 시사토론] 전주MBC 2025년 09월 21일](/uploads/contents/2025/09/30063844e0c42e1a74ad7ac2686e2959.png)
[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2025 드론축구 월드컵이 화려한 수식어 아래 어제(25일) 개막했습니다.
FIFA가 주관하는 축구 월드컵을 연상케 하는 명칭으로, 마치 국가간 드론 축구 대항전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처럼 보였지만 현실은 딴판입니다.
일부 참가 선수들은 국가대표라 부르기도 민망한 상황인 가운데, 당초 2천6백여 명이 온다던 선수단은 대폭 축소돼 사실상 한중일 3개국 잔치처럼 치뤄지고 있지만, 예산 50억 원은 그대로 쓰이고 있습니다.
전재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성대한 케이팝 공연과 함께 개막한 2025 전주 드론 축구 월드컵,
국가간 대항을 의미하는 월드컵 대회인 만큼 나라별 선수 입장에 나선 참가자 얼굴에는 긴장감과 기대감이 교차합니다.
그런데 드론 축구를 진행하기 위한 한 팀 최소 인원 5명은 커녕, 불과 한두 명만으로 입장하는 국가 대표단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개막식 중계]
"호주 대표단이 입장합니다. 지난 6월 한국을 방문해 드론 축구를 조사하고, 2달 전 피다(드론연맹)에 23번째 회원국으로 합류했습니다."
당초 전주시는 참가국 수만 33개국에 달하고, 290개 팀이 4개 종목에서 토너먼트 형식으로 월드컵 대회를 운영한다고 밝혀왔습니다.
예상됐던 참가 선수단만 무려 2,500여명,
하지만 실제 참가한 선수는 1,600여 명에 불과합니다.
그마저도 국내 참여자가 758명으로 거의 절반에 가깝고, 중국과 일본이 각각 201명과 136명으로 인접한 한중일 3국이 전체 선수단의 3분의 2를 차지했습니다.
반면 국가대표 선수단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선수단 규모가 10명 안 되는 국가가 14곳이나 됐습니다.
특히, 당초 천 명 규모의 선수단이 온다던 중국의 경우 규모가 1/5 수준으로 줄면서 배경에 의아함까지 더해지고 있습니다.
[천 홍셩 / 중국 감독]
"(다른 문제도 있지만) 비자 발급 절차가 복잡하고, 비자 관련해서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올 수 없는 규정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정식 스포츠 종목으로 인정되지 않다보니 대회 참가 목적만으로는 입국 비자조차 해결이 안됐다는 뜻입니다.
결국 국가간 경쟁이라는 당초 설명과는 달리, 상당수 국각가 드론축구가 아닌 시범 종목에 참여하는 한두 명만 초청돼, 사실상 참가국 숫자 늘리는 역할에 그친 것입니다.
당초 국제드론축구연맹은 회원국만 참가할 수 있다고 조건을 내걸었지만, 부랴부랴 준회원 국가인 우즈벡이나 나이지리아 등 10개 국가도 참여할 수 있다고 방침을 바꿨습니다.
[세릭 / 카자흐스탄 코치]
"8월부터 훈련을 시작했어요. 단 2개월 동안 훈련했죠. 두 팀이 왔습니다."
그나마 월드컵이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드론 축구 경기조차 출전 선수들이 과연 국가대표인지 의문이 남습니다.
상당수 국가들은 국가대표 선발전 자체는 아예 없었고 사실상 동호회 활동의 연장으로 참가했다고 말합니다.
[매튜 / 미국 코치]
"드론 축구는 미국에서도 새로운 종목이에요. 점점 사람이 늘고 있죠. (그런데) 비용 문제로 모두가 한국에 올 수는 없어요. 5명이 그냥 가자, 해서 온 거예요."
월드컵이라는 이름이 무색한 대회 준비와 운영의 허점은 곳곳에서 드러납니다.
만 5,000km를 날아와 시범 종목에 혼자 참가헸다는 콜롬비아 선수는 드론 축구공을 주최측에서 제공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할 정도입니다.
[알프레도 / 콜롬비아 선수]
"(드론을 안 가지고 오셨잖아요?) 초대해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다른 사람들도 많이 오고 싶어 했고요. 다만, 너무 갑작스럽게 참가하는 바람에 전혀 몰랐어요."
전용 구장 건설에만 백46억 원, 대회 운영에만 무려 50억 원이 투입되는 전주 드론축구 월드컵.
누구를 위한, 그리고 무엇을 위한 대회인지에 대한 논란은 나흘에 불과한 대회 폐막과 함께 사그라지지는 않을 전망입니다.
MBC뉴스 전재웅입니다.
영상취재 : 유철주
그래픽 : 김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