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그렇다면 이에 대한 행정당국의 처분은 어떨까요?
앞서 보신 것처럼 도심 곳곳을 뒤덮은 이원택 의원의 현수막은 현행법상 불법이지만, 웬일인지 며칠째 철거되지 않고 있습니다.
정당 현수막이 아닌 일반 현수막에 불과하지만
자치단체들은 마치 일부러 판단을 미루는 것처럼 사실상 방치하고 있습니다.
김아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차량 통행이 많은 전주 추천대교.
다리 양 옆으로 이원택 국회의원의 이름 석 자가 큼지막히 쓰인 가로등 현수기가 잇따라 내걸렸습니다.
[김아연 기자]
"구청의 허가를 받지 않은 명백한 불법이지만, 이렇게 대로변이나 큰 다리 주변마다 수일째 그대로 나붙어 있습니다."
현행법상 가로등 양 옆에 설치하는 '현수기'는 문화·예술 공연이나 주요 국가 행사에 한해서, 그것도 관할 지자체에 신고한 이후에 설치해야 하지만, 난데없이 정치인의 현수막이 게시된 겁니다.
[버스 기사 A씨]
"공연 같은 거 한다는 거...그런게 붙여져 있어야되는데, 어느 날 보니까 저걸로 바뀌어져 있더라고. (다른 현수막은) 시에서 나와서 다 철거를 해요. 그런데 지금 이건 보면 왜 철거를 안하나 모르겠어요."
도심에 갖가지 형태로 이원택 의원의 홍보 현수막이 나붙기 시작한 건 지난 주말 쯤.
그런데, 일주일이 다 되도록 대부분 철거되지 않고 그대로 걸려있습니다.
통상 '불법 현수막'은 시군구청 단속반이 매일같이 단속에 나서 발견 즉시 철거하고, 반복될 경우에는 과태료도 부과합니다.
[옥외광고물 업자 B씨]
"눈에 띄면 바로 정비 대상이 되죠. 바로 바로 철거를 하죠."
[옥외광고물 업자 C씨]
"요즘에는 불법을 거의 안 걸어요, 길거리에는요. 이게 왜냐면 단속이 심하니까.."
민간이 사업장 홍보를 위해 한 두개씩 내건 현수막은 붙이는대로 곧장 떼온 행정당국이, 도심 곳곳을 뒤덮은 이 의원의 현수막은 웬일인지 그대로 두고 있는 겁니다.
단속을 미루는 이유도 가지가지입니다.
[00구청]
"지금 의원실에 연락이 안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접촉을 하려고 하고 있거든요."
[**구청]
"적용 배제 사항도 있고 어쨌든 관련 조항들이 좀 많이 있으니까 한 번 논의를 해가지고..."
현역 국회의원이자 도지사 유력 후보의 불법 현수막 게시에 상당수 시군이 곤혹스러운 상황인데, 똑같은 행위를 두고 '불법 여부'에 대한 판단도 시군마다 제각각입니다.
[00시청 관계자]
"정당 현수막은 기간이 있어요. 게시 기간이 있기 때문에 그것은 저희가 손을 안대지만 나머지는 다 불법이거든요. 다 지금 철거하고 있어요."
[**시청 관계자]
"이 부분에 대해서 명확하게 판단을 하기가...옥외물관리법을 관리하고 있는 행안부에 질의를 해서 명확한 답변을 받아야되는 상황이다 보니까..."
정치 현수막이 아닌 일반 현수막이라면 선거법이 아닌, 옥외광고물법에 따라 지자체가 판단하고 단속하면 될 일이지만 유력 정치인에 대해서는 그 기준이 오락가락하고 있는 것입니다.
안 떼는 건지, 못 떼는 건지 알 수 없는 자치단체의 갈지자 행정에,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의 현수막이 법을 무시한 채 방치되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아연입니다.
영상취재 : 조성우
그래픽 : 김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