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한 유력 정치인이 최근 수능 수험생을 응원한다며 내건 불법 현수막에 자신의 이름을 크게 홍보했다가 물의를 빚은 적이 있습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북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이원택 의원 이야기입니다.
논란 이후, 오늘(19) 처음 연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 문제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지만, 진정성에는 의문을 남겼습니다.
조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주 수능을 앞두고 전주 시내 곳곳에 내걸렸던 현수막들,
한눈에 봐도 수험생 응원보다는 더불어민주당 이원택 의원의 홍보 성격이 더 두드러졌습니다.
정당 명칭도 없고, 지정 게시대가 아닌 곳에 설치된 불법 게시물이어서 지자체가 이걸 떼느라 야단법석을 떨었습니다.
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지 한 달, 불법 현수막 논란이 불거진 뒤 처음으로 이 의원이 도의회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농어촌기본소득 관련 내용을 발표하겠다며 마련한 자리였지만,
질의응답 과정에서 불법 현수막 관련 질문이 나오자, 이 의원은 마지못해 유감을 표했습니다.
[이원택 /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군산·김제·부안을 지역구)]
"(제가 건) 현수막이 광고물법 위반입니다. 그런 점에서 제가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관행과 정서상.. 애교로 좀 넘어갈 수 있을 걸로 봤었는데.."
문제가 되었을 당시 '행정당국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했던 태도와 비교하면 한 발 물러난 것으로 보입니다.
더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자신의 현수막이 문제가 된 것에 대해서는 억울하다는 속마음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이원택 /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군산·김제·부안을 지역구)]
"제 차원에서는 앞으로는 없을 겁니다. 제 거 말고도 다 붙어 있더라고요. 그래서 저한테만 문제제기가 돼선 안 된다고 봅니다."
유력 정치인인 이원택 의원이 곳곳에 붙인 불법 현수막은 일선 지자체 입장에서 떼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놓고 눈치를 보게 만든 사안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전주MBC 보도 이후 논란이 커지자, 전주시 등은 부랴부랴 공무원들을 동원해 철거를 시작했는데 주요 지점의 불법 현수막과 현수기를 떼내는 데만 여러 날이 걸렸습니다.
행정력 낭비 원인을 제공한 셈이지만, 전주시는 불법이 반복되진 않았단 이유로 이 의원에 대한 과태료 부과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영상취재: 서정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