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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걸렸더니 '기억력 저하?'.. "바이러스 단백질 때문"
2025-12-10 72
전재웅기자
  rebear@jmbc.co.kr

사진출처 : 질병관리청

코로나19 감염 후 환자의 20~30%가 집중력이나 기억력 저하를 경험한다는 보고가 잇따른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특정 단백질이 이런 증상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돌기를 이루는 단백질이 뇌에 영향을 미쳐 기억 형성 유전자 발현을 방해하고, 치매나 파킨슨병과 관련된 독성 단백질을 축적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연구진이 쥐에게 해당 단백질을 투여하고 지켜본 결과, 쥐들이 미로를 탈출하는 시간이 지연됐고, 낯선 공간에서 불안 증세도 증가해 인체의 인지 저하 현상과 유사한 양상이 나타났습니다.


이는 신경세포 간 연결 부위에서 뇌의 학습과 기억, 공간 인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NMDA 수용체가 발현되는 것을 방해했기 때문으로 분석됐습니다.


또, 단백질에 노출된 지 6주가 지나면 뇌의 해마 부분을 이루는 신경 세포가 줄고, 치매나 파킨슨병과 같은 퇴행성 뇌질환에서 확인되는 단백질이 축적되는 현상도 발견돼, 장기적 뇌 손상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연구진은 당뇨병 치료제인 메타포르민을 투여한 결과 신경 세포 기능이 회복되고, 독성 단백질의 축적을 막는 효과가 관찰됐다며 코로나19 감염 이후 나타나는 인지 장애 치료 대안으로서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연구를 진행한 국립보건연구원 고영호 박사팀은 인지장애의 치료 가능성을 과학적 근거로 제시한 첫 근거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향후 임상 연구 등을 통해 치료제 개발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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