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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교직원 사망' 사건.. 유족 "감사 결과도 몰라"
2025-12-10 245
허현호기자
  heohyeonho@gmail.com

[전주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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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겨울, 직장 내 괴롭힘과 업무 과중을 호소하던 3년차 초등학교 행정 직원이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습니다.


교육청은 사건 발생 1년이 다 되도록 유족에게 감사 결과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고, 외부 인사가 참여한 징계위에서는 당시 교장에게 사실상 책임을 묻지 않는 선에서 사안을 마무리하려 해 논란을 키우고 있습니다.


허현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12월, 전북의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던 3년차 행정 직원 A씨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A씨의 휴대 전화에는 유일한 동료이자 상사인 행정실장과의 갈등 상황이 담긴 20여 개의 녹음 파일이 남겨져 있었는데,


오랜 기간 숨진 A씨에게 장시간 질책을 반복해온 행정실장과, 학교 책임자인 교장 등을 대상으로 전북교육청의 자체 감사가 진행됐습니다.


[휴대 전화 녹취(지난해 12월)]

"행정실장: 선생님, 하시라고요. 이제 선생님 저한테 미안하지도 않으세요. 정말. 지긋지긋하네. 선생님 정말, 네? 괜찮으신 거예요? 선생님은 제가 이렇게 하는 게 괜찮으세요?"


하지만 사건이 발생한지 1년이 지나도록 결과는 감감무소식입니다.


직접적인 가해자인 행정실장에게는 중징계가 요구됐지만, 교육청은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온 뒤 판단하겠다며 징계를 미루고 있습니다.


상황을 알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이 인정된 학교장에게는 경징계가 요구됐는데, 


자체 징계위원회는 법률상 징계도 아닌 고작 '불문경고' 처분을 내리는데 그쳤습니다.


유족과 노조는 녹음 파일만 봐도 학교장이 방관한 정황이 뚜렷하지만, 교육 당국이 교장 보호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휴대 전화 녹취(지난해 4월)]

"학교장: 그래서 선생님도 나처럼 그냥 참아야 될 것 같아. 그냥. 아, 그랬다. 실장님 너무 애썼다, 너무 고맙다, 하고 말아 버려."


전북교육청은 법학 교수와 교육행정 전문가 등 외부 위원이 포함된 독립적인 징계위에서 내린 결정이라는 입장인데,


조사를 진행했던 감사관실조차 이같은 가벼운 처분을 수용할 수 없다며 교육부 특별징계위원회에 재심사를 요청했습니다.


누가 어떤 행위를 했고, 무엇이 잘못으로 인정됐는지, 유족에게조차 감사 결과를 제대로 통보하지 않은 것도 불신을 키우고 있습니다.


[강채명 / 유족]

"1년이 지났지만 모든 것은 그대로인 상황이에요. 아무도 저희에게 알려주는 사람도 없고, 사과를 하는 사람도 없고.. 아무것도 진행된 게 없기 때문에 답답한 마음이 너무 크고.."


'깜깜이' 조사와 지지부진한 징계 절차가 1년 넘게 이어지면서, 가해자에 책임을 묻고 싶은 유족들은 또한번 망연자실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허현호입니다.


영상취재: 정진우

그래픽: 문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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