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
◀앵커▶
유학생을 모집하려고 재학생을 내쫓는다는 비판을 산 전북대학교 기숙사 사태, 후폭풍이 거셉니다.
당장 방을 구하지 못하게 된 학생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면서 학교 인근 원룸 월세가 들썩이고 있는데요.
대학 측은 결국 2인 기숙사를 4인실로 바꿔 유학생용 방을 줄이겠다지만, 여전히 미봉책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주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개강을 한 달여 앞둔 전북대 주변.
올해는 원룸 거리와 중개업소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재학생 기숙사 배정 인원이 급격히 줄면서, 주거가 불안정해진 재학생들이 한꺼번에 학교 밖 원룸 구하기 전쟁에 내몰렸기 때문입니다.
[조대연 / 전북대 재학생]
"사람들이 갑자기 몰려서 계약하려고 하다 보니까 집이 없어서 (월세가) 한 3만 원 정도 막 오르고 있다고.."
방을 구하는 문의가 부쩍 늘었고, 조건이 좋은 매물은 이미 자취를 감췄습니다.
성수기임을 감안하더라도 예년보다 현저히 빨라진 공실 소진 속도에, 방 구하기는 그야말로 '속도전'이 됐습니다.
[박준철 / 공인중개사 대표]
"지난 주말에도 평년 대비해서 갑자기 방을 구하러 오신 분들이 체감으로 많이 증가했고요. 외국인 관련해서 (기숙사 문제가) 확정이 안 되다 보니까 학생들이 이제 급한 마음에.."
학생들의 고통은 수치로도 확인됩니다.
총학생회가 학생 2천 5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80%가 넘는 천 7백여 명이 이번 사태로 직접적인 피해를 봤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수용 인원이 가장 많은 기숙사인 참빛관의 내국인 배제 방침이 알려진 뒤, 평소보다 월세가 올라 주거비 상승을 체감했다는 응답은 750명을 넘어섰고,
대학의 대응이 '매우 부족했다'는 질타는 80%를 상회했습니다.
논란이 확산되자 대학 측은 총학생회와 만나 기숙사 구조 자체를 변경하는 대책을 내놨습니다.
기존 2인 1실인 기숙사를 3인에서 4인실로 개조해 인원을 늘리는 이른바 '밀어넣기식' 대안입니다.
대동관과 훈산건지하우스의 수용 규모를 두 배로 늘리고, 참빛관 역시 2인실을 4인실로 바꿔 유학생에게 제공한 뒤 남는 방은 3인실로 개조해 내국인 학생을 수용하겠다는 계획입니다.
2인실을 기대했더라도 기숙사를 원한다면 훨씬 나빠진 환경을 감수하라는 거나 마찬가지인 셈입니다.
전북대 측은 방마다 2층 침대를 놓아서 "기숙사 주거권을 최대한 확보"하고 그러고도 해결이 안되면 "학생회 측과 조정해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대책 없이 유학생 유치에만 급급했던 대학의 일방 행정이, 재학생과 유학생 모두의 희생을 강요하는 양상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주연입니다.
영상취재: 진성민
그래픽: 김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