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2036년도 전주 올림픽 유치의 타당성을 분석한 한국스포츠과학원의 보고서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실수로 숫자를 잘못 대입해 경제성이 있는 것처럼 분석됐다는 변명인데, 문제가 그것뿐이었을까요?
정자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올해 초 배포된 2036년 전주하계올림픽 유치 사전타당성 조사 보고서.
전북도가 추진하는 올림픽 유치 계획이 실현 가능한지를 객관적으로 진단한다는 의미로, 개최 여부 판단의 근거가 되는 매우 중요한 절차였습니다.
우선 전북자치도가 예상한 올림픽 예산은 6조 9천억 원.
40조 넘게 들었다고 알려진 베이징 올림픽을 제외하고도, 지난 2000년 이후 열린 모든 올림픽 평균 비용이 15조 9천억 원인 것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칩니다.
전북도는 시설을 새로 짓는 대신 다른 지역과의 연대를 통해 기존 시설을 공유함으로써 경비를 줄일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유승민 / 전북자치도청 평가대응과장]
"모든 게 저희는 잠시 올림픽을 위해 빌려 활용하는 측면에서 계획을 하고 있고 올림픽을 위해 (시설을) 짓는다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이미 올림픽을 치른 대도시들은 빌려 쓸 필요 없이 중요 시설을 대부분 갖추고 있었음에도 예산이 16조 원씩 들었다는 점에서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 답변입니다.
그렇다면 대회를 치르기 위한 핵심 시설인 선수촌은 어떻게 대비하고 있을까?
[정자형 기자]
"전북자치도는 1,500세대 규모의 선수촌을 조성해 선수와 임원 10,000명을 수용할 계획이라 밝혔습니다."
막연하게 올림픽을 즈음해서 LH나 전북개발공사가 아파트를 지을 테니, 그 아파트를 빌려 선수촌으로 쓰면 큰돈이 들지 않는다는 계산입니다.
[유승민/전북자치도청 평가대응과장]
"전북개발공사나 LH에서 사업을 하려고 하는, 계획된 부지를 활용해서 선수촌을 공급할 계획입니다. 먼저 임차로 활용하고 그 이후에는 전북개발공사나 LH에서 원래 가졌던 계획대로."
좀 더 꼼꼼히 들여다 봤습니다.
전용면적 59㎡에 방을 3개 넣고 방마다 국가대표 선수 2명씩 6명을, 전용면적 84㎡에는 방을 4개 넣고 역시 방마다 2명씩 8명을 수용한다는 계획.
[전북개발공사 관계자 (음성변조)]
"2층 침대를 넣으면 방 3개니깐. 어떻게 하냐 나름인데요."
이뿐만이 아닙니다.
전 세계에서 모이는 올림픽 취재진 규모는 대략 만 4천여 명, 이들 역시 LH나 전북개발공사가 때맞춰 지을 아파트에 숙소를 배정한다는 계획입니다.
서너 개씩의 방을 가진 3,960세대의 아파트가 필요하다는 계산입니다.
전북도의 구상대로라면 올림픽이 끝나자마자 전주시에 선수촌과 미디어촌을 합해 무려 5천5백 세대 아파트가 공급돼야 합니다.
참고로 그 말 많고 탈 많은 옛 대한방직 부지에 들어오는 아파트가 3천2백 세대입니다.
무엇보다 실제로 LH나 전북개발공사가 전주에 올림픽 개막에 맞춰 대규모 아파트를 지을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약이나 협약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LH 관계자 (음성변조)]
"전북자치도에서 협조 요청이 오면 당연히 협조는 할 거지만, 아직 세부적으로 논의나 이야기조차 나온 적이 없어서."
한국스포츠과학원도 '만약 택지 개발 계획의 불확실성으로 올림픽을 위해 미디어촌을 지어야 할 경우 돈이 훨씬 많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한국스포츠과학원 관계자 (음성변조)]
"2년 후에 3년 후에 경제 상황이 완전히 달라져서 개발계획이 예를 들어서 실현이 안 될 가능성도 불확실성이 여전히 있는 거죠."
이 밖에도 용역 보고서에는 유치 계획 전반에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집니다.
IOC 조건상, 경기장과 선수촌과의 거리가 50km, 1시간 이내여야 하지만 태권도와 펜싱 경기가 예정된 무주 태권도원의 경우 국도를 뚫더라도 조건을 맞출 수 없습니다.
또한 취재진 4천 명을 수용한다는 메인프레스센터, 즉 MPC가 세워질 것이라는 곳은 옛 대한방직 부지에 자광이 추진 중인 일명 자광 타워인데,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진 곳입니다.
하지만 보고서를 작성한 한국스포츠과학원은 앞선 지적에 대한 아무런 대안도 없이 비용 대비 편익, 즉 경제성을 아슬아슬하게 기준치 1을 넘겨 1.03이라고 발표했고, 이 발표조차 엉터리였다는 점이 적발된 것입니다.
MBC뉴스 정자형입니다.
영상취재: 정진우
그래픽: 문현철 김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