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군산 한 병원 앞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는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등 14개 단체 [전주MBC 자료]
군산의 한 병원에서 일하다 숨진 20대 방사선사의 사망을 두고 진상조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등 14개 단체는 오늘(30) 유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숨진 방사선사가 조기 출근을 강요 당하고 과도한 업무를 부여받는 등 근로기준법 위반과 직장 내 괴롭힘 정황이 확인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전직 근무자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신입 직원들을 불필요하게 이동시키며 일명 '뺑뺑이'를 돌리는가 하면 퇴근 후에도 '숙제'라며 과외 업무를 강요받는 등 부당하고 억압적인 조직 문화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들 단체는 근로계약서와 달리 1시간 일찍 출근 뒤 청소 및 업무 준비를 강제 당하고 점심 시간은 30분만에 마쳐야 하는 등 근로기준법 위반 정황도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공개된 고인과 지인 사이의 문자 메시지에는 '정신이 나갈 것 같다', '토가 나올 정도로 너무 힘들다'는 등 고인이 고충을 토로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단체는 이같은 정황에도 병원 측이 여전히 방관하고 있다며, 병원은 유족에게 공식 사과하고 노동당국과 경찰은 수사와 근로감독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고인의 아버지는 "병원 측이 진심 어린 사과 한 마디 없이 복용했던 약을 빌미로 개인 문제로 덮으려는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하며, "병원 사람들의 부의금을 돌려드린다. 원하는 것은 진실규명과 진심 어린 사과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반면 병원 측은 "자체 조사를 벌였지만 이들 단체가 주장하는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라며, "경찰 수사와 노동 당국의 근로감독이 진행된다면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