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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인가요, 전주인가요?" 전주시 건축물 논란
2021-04-22 1074
한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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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마을이 유명해진 이후,

전주시는 전통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홍보 활동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새로운 랜드마크로 활용하겠다며

하천 교량에 한옥 회랑을 본뜬

경관시설을 설치했는데요.


막상 지어 놓고 보니, 어찌된 일인지

외국 양식, 그것도 일본풍에 가장 가까운

정체불명의 건축물이 됐습니다.


한범수 기자입니다.


◀VCR▶

전주 삼천을 가로지르는 우림교.


최근 양쪽 인도 위에

90미터 길이의 목재 경관시설이 설치됐는데,

이 구조물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경복궁 회랑을 본떠 만들었다는데,

전혀 한옥 느낌이 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바깥은 동남아시아나 중국 소수민족의

건축 양식과 비슷하고,

안쪽은 일본 색채가 짙습니다.


보행 통로에서 천장을 올려다 보면

마치 일본의 한 신사에 온 느낌마저 드는데,

주황색 조명이 빛나는 저녁에 특히 심합니다.


◀INT▶ 남해경 교수 (전북대학교 한옥기술종합센터장)

지붕 선이나 내부 목 구조 부분에서 오해를 받을 수 있는 부분이 있어 보입니다. 일본 양식하고 비슷해 보이고요. 부분적으로는 동남아 양식도 좀 보이고 있습니다.


어쩌다 이런 정체불명의 건축물이 지어진 걸까?


진동이 많고 외풍이 심한 교량의 특성 때문에

당초 설계를 바꿀 수밖에 없었는데,

이 과정에서 외양이 의도와 달라졌다는 게

전주시의 해명입니다.


시설 내부가 굳이 일본식으로 바뀐 이유도

물었는데, 보행자 편의를 우선 고려했을

뿐이라는 동문서답이 돌아왔습니다.


◀INT▶ 박창진 전주시 완산구청 건설과장

(일본) 양식을 굳이 고민하지 않고, 단순히 이용자들 측면에서, 편리성을 먼저 고민해서 한 것이지...


이처럼 국적불명의 시설을 만드는데 들어간

예산은 무려 8억 원.


온라인에서 비난이 거세지자,

전주시는 비용을 또 들여 구조물의 모습을

다시 바꾸겠다고 밝혔습니다.


공사 직전, 시 차원의 경관위원회까지 개최했던

전주시.


예상되는 문제점을 걸러내기 위한 절차였지만,

부실한 심의는 불필요한 논란과 예산 낭비를

초래하고 말았습니다.


MBC 뉴스 한범수입니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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