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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막고 흙 쌓고'.. '막무가내' 불법 공사
2022-07-19 8708
허현호기자
  heohyeonh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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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완주의 한 계곡에서 흙을 3미터 이상 쌓아 올리는 대규모 불법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환경 훼손과 재난 사고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한 불교 단체의 땅에, 해당 단체의 사무장 부부가 공사를 하고 있는데, 지자체의 원상복구 명령에도 막무가내로 강행하고 있습니다.


허현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맑은 물과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던 완주 경천면의 신흥계곡, 난데없이 공사장으로 변했습니다. 


여러 대의 중장비가 동원돼 산을 깎고 높게 흙을 쌓아 2,300제곱 미터 넓이의 부지를 조성하고 있는 겁니다.


물이 흐르는 계곡 사이로 제 키보다 훨씬 높은 돌담을 쌓고, 그 위로 흙을 쌓아 올리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하천 옆으로 중장비가 지나다닐 만큼 넓게 조성된 건설용 도로, 물이 흐르는 계곡까지 무단으로 막아 진입로를 만들었습니다.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거나, 국유지를 무단으로 점유하는 등 명백한 불법 공사입니다.



[이정현 /전북 환경운동연합]

"홍수 피해라든지, 재난의 위험성을 키우는 무지막지한 공사거든요. 이런 부분들이 용인이 된다고 하면, 산지의 생태 자연도를 고려하지 않는 난개발이 다 이뤄질 거고...."



'양우회'라는 불교단체가 소유하고 있는 땅인데,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임대인은 도라지 농사를 짓기 위해 개간하는 것뿐이라고 발뺌합니다.



[토지 임대인]

"(묵은 밭은) 도로라든가, 행정에서 다 해주도록 돼 있습니다. 그런데 문의를 하면 예산이 없다고 그러거든요. 언제 될지도 모르는데 가만히 있을 수는 없잖아요. 없는 밭을 만들어 가지고 하면 상을 줘도 시원찮잖습니까."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불법 공사를 해야만 했다는 이들, 알고 보니 양우회의 사무장 부부였습니다.


해당 단체는 대문을 세워 계곡 진입로를 막고, 인근 부지에 대규모 시설을 건설하려 한다는 논란으로 주민들과 수년째 갈등을 빚어왔습니다.


위치나 공사 규모로 볼 때 단순히 농사를 짓기 위한 목적으로 보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정현 /전북 환경운동연합]

"두 개의 물길이 만나는, 계곡의 상단부에 석축을 쌓고 성토를 해서 평탄화 작업을 한 것은 누가 보더라도 도라지 밭이라고 보기 어렵고요. 대규모 개발을 예고하는 시작점이지 않나...."



지난주 민원을 접수한 완주군, 원상복구 명령을 내리고 고발에 나설 예정이지만 공사는 중단 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완주군 관계자]

"돌이랑도 섞여 있고, 물 흐르는 부분 관련해가지고 위험해서, 저희가 계속 말씀을 드렸는데도 공사를 하시는 거라서 어떻게 해서라든지 공사 중지를...."



지자체의 제재에도 아랑곳없이 막무가내식 불법 공사가 자행되면서 붕괴사고와 환경훼손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허현호입니다.


-영상취재 함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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