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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쌩쌩' 바닥 '미끌'.. 추위 무방비 버스 정류장
2022-12-20 1061
정자형기자
  jasmine@j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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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연일 이어지는 맹추위 때문에 모두 힘든 시기인데요. 특히 시내버스 이용하는 시민분들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지붕만 있거나 아예 지붕조차 없는 시내버스 정류장이 여전히 많아, 버스 기다리는 시민들은 이 강추위를 온몸으로 맞고 있습니다. 


정자형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주 시내에 있는 한 버스정류장입니다. 


지붕은 물론 사방에 투명한 유리벽이 설치돼 있습니다.


문 안으로 들어가자 앉으면 열이 발생하는 온열의자가 놓여있고, 따뜻한 바람이 나오는 온풍기도 있습니다. 

 

이 정류장을 이용하는 시민들, 추운 날씨 속에도 버스를 기다리는 일이 힘들지 않다고 말합니다. 


[김혜자 / 전주시 효자동]

"따뜻해서 좋고, 바람 안 맞아서 좋고. 기다리는 시간 길어지면은 따뜻한 것 찾게 되잖아요. 그러면 좋죠." 


하지만 다른 곳은 사정이 딴판입니다.


전주시내 전통시장의 버스 정류장. 


겨우 눈·비를 피할 수 있는 지붕만 있습니다.


지붕아래 온열 의자가 있지만,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들로 꽉 차 있습니다. 


세찬 찬바람에 그대로 노출돼 있습니다.


몇몇 승객들은 표지판만 세워진 간이 정류장 옆 의자에서 추위를 온몸으로 견디며 시내버스를 기다립니다. 


[김막례 / 전주시 서노송동]

"불편한 건 춥고 어디 앉을 데 없고. 이렇게 움막도 없으니깐 춥지. 이왕이면 움막도 지어주고 앉을 자리가 넓었으면 좋겠어요."


버스 정류장 바닥은 지난 주말새 내린 눈이 단단히 들러붙어있습니다.


나이 많은 승객들이 시내버스를 타고 내릴 때마다 위험천만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강정자 / 완주군 소양면]

"너무 제설이 안 되어가지고 불편하다고. 그럴수록 여기를 신경을 써줘야 하는데. 노인들이 버스 타려고 많이 다니잖아요. 여기가 전혀 안 되어가지고 저도 조심스럽게 다녀요."


전주시내 버스정류장은 모두 2천8백여 개.


이 가운데 사면이 벽으로 막힌 밀폐형은 백여 개에 불과합니다.


나머지는 지붕만 있는 '유개 승강장'과 지붕이 없는 '무개 승강장'인데, 이 중 300개 넘는 곳에는 지붕조차 없는 상황입니다. 


특히 무개 승강장은 인파가 몰리는 재래시장 부근에 남아있는 경우가 많아 겨울철에는 추위에 무방비 상태로 놓이게 됩니다.


지난 2014년부터 버스 정류장 시설 개선을 시작했다는 전주시. 


매년 50곳 정도를 선정해 정류장 개선 사업을 진행한다면서도 최근 예산이 줄어 동시에 여러 곳을 진행하기 어려웠다고 말합니다. 


[전주시 관계자]

"예산만 많으면 이제 무개 승강장같은 경우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일 수 있죠. 돈만 있으면. (내년은) 증액이 좀 이뤄졌고요."


자가용이 없는 노인과 학생 등 교통 약자들이 이용하는 시내버스 정류장.


누구를 위해 먼저 예산을 투입하고 시설개선에 나서야 하는지 고려하지 않는, 전주시의 안일한 행정이 아쉽기만 합니다. 


MBC 뉴스 정자형입니다.


영상취재: 진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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