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자료사진]
◀앵커▶
그동안 일반쓰레기로 무분별하게 버려지던 나무젓가락과 나무꼬챙이.
알고 보면 활용 가치가 높은, 훌륭한 재활용 재료인데요,
국내 최초로, 폐나무젓가락 등을 활용해 가구 등에 쓰는 나무 합판을 만드는 곳이 있습니다.
탕후루, 꼬치류 음식 등이 넘치는 요즘,
나무 일회용품을 버리지 않고 업사이클링 하는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리포트▶
전주 팔복동의 한 작업장.
전국에서 보낸 택배 상자가 작업실 한편에 층층이 쌓여 있습니다.
사용한 뒤 간단히 씻은 나무젓가락과 꼬챙이, 유통기한이 지나 사용하지 않은 폐나무젓가락 등이 수북합니다.
활용 가치가 없어진 나무 일회용품을 소각하거나 매립하는 일반적인 처리 방법 대신,
가구 등의 재료로 쓰일 나무 합판으로 재탄생하는 자원순환이 이뤄지는 것입니다.
일회용 나무젓가락과 꼬챙이 등을 크기별로 나눠 전용 프레스로 누르기만 하면 자연스럽고 견고한 집성목이 금세 만들어집니다.
[이종건 / 오롯컴퍼니 대표이사]
“이거 자체가 원래 버려져야 되는 탄소(이고), 버려지는 중인 탄소를 다시 저장해서 탄소저장량까지 가져가지 때문에.."
국내에서 사용되는 일회용 나무젓가락은 연간 25억 개,
관광지를 중심으로 유행하는 꼬치를 꿰는 나무꼬챙이는 버려지는 규모조차 파악되지 않습니다.
전주한옥마을의 중심 거리, 태조로에 위치한 14개 꼬치 가게가 한 달 동안 쓰는 꼬챙이만 대략 2만 개가 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국내에서 연간 사용하는 나무젓가락 25억 개로는 150만 장의 나무 합판을 만들 수 있습니다.
총 15만 그루의 나무를 베어내지 않아도 되며 225 톤의 탄소를 저장하는 셈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렇게 많은 자원이 전부 ‘일반쓰레기’로 분류돼 자원순환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전주시 청소과 관계자]
“지금 현재 조례에 재활용 가능한 품목이 있는데, 거기에 아예 나무류는 포함이 되어 있지 않아요."
나무젓가락을 가구로 탈바꿈하는 기술이 개발되어도, 현재로서는 개인이나 단체 차원의 기부에 기댈 수밖에 없습니다.
[이은주 / 전주시새활용센터 다시봄 센터장]
“새활용이 가장 어려운 게 소재가 안정적으로 보급되는 것이거든요. 이 나무 꼬치만을 따로 수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돼요."
‘일회용’이란 딱지가 붙어 당연하게 버려지던 나무젓가락과 나무 꼬치.
아까운 친환경 재료가 쓰레기통 속에서 구출돼 ‘자원순환’의 길을 걸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지구 새로 봄, 전주MBC 목서윤입니다.
그래픽: 문현철
영상취재: 조성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