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자]
원장님 안녕하세요. 요즘 갈수록 늘어나는 체중 때문에 고민하시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현대인의 비만율이 높아지고 있는 원인은 어디서부터 시작이 된 걸까요?
[정우주]
말씀하신 것처럼, 비만은 이제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 전체의 건강 위기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비만이 이렇게 증가하게 된 현상에는 몇 가지 배경들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식생활의 변화입니다. 예전에는 자연 식재료 위주의 식사를 많이 했지만, 지금은 정제된 탄수화물, 트랜스지방, 각종 첨가물이 들어간 음식의 섭취가 크게 늘어났고요. 두 번째는 생활 방식의 변화입니다. 특히나 신체 활동이 크게 줄었습니다. 좌식 생활이 일상화되었고, 여가 시간에도 스마트폰이나 TV 시청 등 앉거나 누워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전체적인 활동량이 감소하며 기초 대사량도 많이 줄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 문제입니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거나 스트레스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체중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비만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진행자]
원인을 크게 세 가지를 꼽아주셨는데, 단순히 비만은 외모 문제만이 아니라 건강에도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정우주]
정확한 지적입니다. 비만을 단순한 외모 문제로 보기보다는, 여러 질환의 시작점으로 인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우선, 비만은 당뇨병과 고혈압 같은 대사 질환을 많이 일으킵니다. 특히 비만은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당뇨에 악영향을 주고, 혈관 내 염증 반응을 일으켜 심장이나 혈압 조절에 문제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 문제가 심한 경우에는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더 주목할 점은, 세계보건기구가 비만을 13가지 암의 위험인자로 규명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유방암, 대장암, 간암, 췌장암 등 다양한 암과 관련돼 있다는 연구가 계속 나오고 있고요. 이 외에도 비만은 만성염증, 수면무호흡증, 관절염, 우울증 등 다양한 건강 문제와도 깊은 연관이 있다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진행자]
비만이 정말 많은 질환의 시작점이 되네요. 흔히 비만이 단순히 많이 먹고 덜 움직여서 생기는 문제라고 하는데, 실제로도 그런가요?
[정우주]
그 말이 완전히 틀린 얘기는 아니지만, 저는 비만을 단순히 칼로리의 문제가 아니라 생리학의 문제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하루 1500kcal밖에 섭취하지 않아도 체중이 쉽게 늘어나는 분들이 있는 반면, 하루 3000kcal를 먹어도 체중이 잘 유지되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얼마나 먹었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신진대사의 기능에 따라 비만의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처럼 체내 미토콘드리아 대사, 호르몬의 균형, 수면의 질, 간의 해독 능력 등 다양한 생리적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비만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정우주]
그중에서도 중심에는 ‘인슐린 저항성’이라는 문제가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혈당 스파이크’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텐데요.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 식사 패턴을 가지고 있으면, 인슐린이 나와도 제대로 기능을 못하는 인슐린 저항성이 생깁니다. 인슐린은 혈당을 낮추는 호르몬이지만, 이 호르몬이 늘 높은 상태로 유지되면 몸은 지방을 계속 저장하려는 상태가 됩니다. 이처럼 비만은 단순히 ‘많이 먹고 덜 움직여서 생긴다’고 보기엔 너무 복잡한 시스템들이 얽혀 있습니다. 마치 고장 난 엔진을 앞에 두고 “기름만 덜 넣으면 괜찮아질 거야”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단순한 접근은 문제의 본질을 놓치는 셈이죠.
[진행자]
그게 항상 맞는 말은 아닌 거네요. 최근 다이어트나 비만 이야기를 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위고비 치료제가 주목받고 있는데, 이 약은 어떤 원리로 체중을 줄여주는 거예요?
[정우주]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위고비는 세마글루타이드라는 성분으로 만들어진 약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원래는 당뇨병 치료제로 사용되던 약이었지만, 체중 감량 효과가 뛰어나 치료 적응증이 확대된 것이죠. 위고비는 GLP-1 수용체 작용제라고 부르는 약입니다. GLP-1은 원래 장에서 자연스럽게 분비되는 호르몬인데, 위고비가 이 호르몬의 작용제로 들어가게 되면 여러 효과가 나타나는데요. 첫 번째로, 췌장에 작용해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인슐린의 급격한 분비 문제들을 해결하는 게 있고요. 두 번째는 위장이 음식물을 비우는 속도를 늦춰줍니다. 그래서 포만감이 오래 지속되도록 만들어져요. 그리고 세 번째는 뇌의 식욕 중추를 억제하는 작용까지 해서 식욕까지 감소시킵니다. 그래서 섭취량을 자연스럽게 감소시키거든요.
[정우주]
실제로 위고비는 다양한 임상시험을 통해 평균 15%에 달하는 체중 감량 효과를 입증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의미 있는 결과 덕분에 미국 FDA에서도 비만 치료제로 정식 승인을 받았습니다. 위고비는 단순히 식욕만 줄이는 기존의 식욕 억제제와는 다릅니다. 식욕 조절은 물론, 대사에도 함께 작용하는 새로운 치료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위고비 외에도 예전부터 사용되어온 비만 치료 약들이 있다고 들었는데, 어떤 약들이 있나요?
[정우주]
비만 치료제로 사용되는 약물은 꽤 많지만, 대표적으로 두 가지를 소개드리자면 먼저 큐시미아라는 약이 있습니다. 큐시미아는 펜터민이라는 식욕 억제제와 토피라메이트라는 항경련제가 결합된 복합제입니다. 펜터민은 교감신경계를 자극해 식욕을 억제하고, 토피라메이트는 포만감을 높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또 하나는 콘트라브라는 약입니다. 이 역시 복합제인데요. 부프로피온과 날트렉손이라는 성분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부프로피온은 도파민 시스템에 작용해 식욕을 조절하고, 날트렉손은 뇌의 보상 회로를 억제해 폭식이나 과식을 줄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 두 약의 특징은 복합제제라서 효과는 높이고, 단독으로 썼을 때보다 부작용이 적다는 것입니다.
[정우주]
끝으로 하나 정도 더 소개해드리자면, 아직 국내에는 출시되지 않았지만 마운자로라는 약이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위고비가 GLP-1 수용체에 작용하는 약이라면, 마운자로는 GLP-1뿐 아니라 GIP라는 또 다른 호르몬 수용체에도 함께 작용합니다. 식욕 억제는 물론, 지방 대사까지 촉진하는 효과가 있는 약으로 현재 출시가 준비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비만 치료제로 위고비, 큐시미아, 콘트라브 이렇게 말씀을 좀 해 주셨는데, 이런 약물은 누구나 처방이 가능한 건가요?
[정우주]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엄연한 약물이기 때문에, 부작용과 금기사항이 분명히 존재하며 반드시 의학적 평가를 거쳐 처방되어야 합니다. 큐시미아 같은 경우에는 심장질환, 불안장애, 녹내장이 있는 분들에게는 처방이 안 되고요. 콘트라브는 간질이나 우울증 병력이 있는 경우 금기이며, 위고비는 췌장염 병력이 있거나 가족 중 갑상선 수질암 이력이 있는 경우에는 처방해서는 안 됩니다. 부작용도 각각 다릅니다. 위고비는 대표적으로 메스꺼움, 구토, 위장장애가 있을 수 있고, 드물게는 우울감이 보고되기도 합니다. 큐시미아는 입마름, 두근거림, 불면증 등이 발생할 수 있고, 콘트라브는 어지러움, 변비, 감정 기복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정우주]
그런데 이런 부작용보다 더 우려되는 점이 따로 있습니다. 바로 약물에 대한 심리적 의존입니다. 실제로 환자 중에는 3~4년씩 약에 의존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로, 약에만 기대는 경향이 강해질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 문제는 약을 중단했을 때 체중이 다시 증가한다는 점입니다. 위고비 관련 연구에 따르면, 약 복용을 중단한 후 1~2년 사이에 감량했던 체중의 70~90%가 다시 늘어난 경우도 있었습니다. 결국 이런 약물은 지방이 안 쌓이게 만드는 체질로 바꿔주는 약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체중 감량을 돕는 보조 수단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진행자]
비만 치료제의 부작용과 한계에 대해서 설명을 해 주셨는데, 의학적으로 보완할 수 있는 접근법은 없을까요?
[정우주]
의사들도 이러한 한계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보완하고 넘어설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계속해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등장한 개념 중 하나가 바로 기능의학이라는 건데요. 기능의학은 몸의 기능을 회복시켜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자는 접근법입니다.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전통의학의 당뇨 치료는 "혈당이 높으니 혈당을 낮추는 약을 쓰자"는 방식입니다. 반면 기능의학은 "왜 이 사람은 당뇨가 생겼을까? 어떤 기능이 망가졌기에 혈당이 자꾸 올라갈까?"를 고민하고, 그 원인을 찾아내어 개선하려고 합니다. 결국 기능의학은 몸이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을 되찾는 데 중점을 둔 치료법입니다. 기능의학 치료의 접근 방식은 첫 번째로 개인 맞춤형 치료가 이루어지고, 두 번째는 질병의 근본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하는 데 집중하며, 마지막으로 생활 습관을 기반으로 환자 스스로 건강을 회복해 나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진행자]
당뇨로 예를 들어주셨는데, 그렇다면 기능의학에서 비만을 바라보는 관점은 전통의학이랑은 어떤 차이가 있어요?
[정우주]
꽤 큰 차이가 있습니다. 전통의학에서는 비만을 “섭취는 많고, 소모는 적다”는 관점에서 이해합니다. 그래서 식사량을 줄이고 운동량을 늘리도록 권장하고, 그것만으로 부족할 경우에는 식욕 억제제 같은 약물을 사용하게 되죠. 반면 기능의학에서는 왜 몸에 지방이 자꾸 쌓이게 되었는지, 그 생리적인 원인을 찾아내어 이를 근본적으로 수정하려고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몇 가지 요소들을 중점적으로 보게 되는데요. 첫 번째는 앞서 말씀드린 인슐린 저항성에 문제가 있는가를 확인합니다. 인슐린이 잘 작동하지 않으면 체내에 지방이 쉽게 축적되기 때문에, 식습관 개선을 통해 인슐린 저항성을 낮추는 데 집중합니다. 두 번째는 호르몬의 밸런스를 봅니다. 갑상선, 성호르몬, 부신 호르몬 등의 균형이 무너지면 지방이 잘 쌓이기 때문에, 영양 성분과 생활 습관을 조절해 이 균형을 회복하려고 합니다.
[정우주]
세 번째는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도를 확인합니다. 장내 미생물의 구성은 전신 건강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특히 장 누수 현상이 있으면 영양 흡수나 대사 기능에 문제가 생기고, 이로 인해 호르몬 생성에도 장애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확인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는 미토콘드리아의 대사 기능을 살펴봅니다. 유기산 검사 등을 통해 몸의 해독 능력이 떨어져 있지는 않은지를 확인하고, 해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지방을 분해하지 못하고 체내에 축적하게 되므로, 이런 대사 및 해독 기능을 어떻게 정상화할 수 있을지에 대해 중점적으로 접근합니다.
[진행자]
결국은 개인 맞춤형으로 원인에 조금 더 집중을 해서 비만을 치료를 하는 건데, 그렇다면 기능의학에서 어떤 방식으로 비만을 치료하는지 궁금합니다.
[정우주]
앞서 짧게 언급드리긴 했지만, 조금 더 설명드리자면 크게 세 가지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첫 번째는 교육입니다. 식사 방법, 생활 습관, 스트레스 관리 등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한 전반적인 방향을 함께 고민하고 안내합니다. 단순히 한두 번의 상담이 아니라 3~6개월, 길게는 1년 이상 함께하면서 환자와 의사가 동반자처럼 꾸준히 건강한 몸으로 회복되도록 교육을 진행하고 있고요. 두 번째는 영양 보충입니다. 영양 성분이 부족하면 대사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요.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하기 위해 수액과 영양제를 같이 활용하는 방식으로 치료합니다. 급하게 보충이 필요할 때는 수액 치료를 활용하고, 계속 수액을 맞을 수는 없으니 유지할 때는 영양제를 처방드립니다. 마지막으로는 장 치료입니다. 장내 미생물 상태를 평가한 뒤, 유해균이 많을 경우 이를 먼저 제거하고요, 손상된 장 점막, 바이오필름이라고 하는 것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립니다. 이후에는 유익균을 보충해 장내 환경을 정상화하는 방식으로 접근한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진행자]
기능의학에 대해서 계속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저도 체중 감량 방법을 찾아보다 보면 가장 자주 접하게 되는 게 간헐적 단식이거든요. 비만 치료에 이용하시는 분들이 부쩍 많이 늘어난 것 같은데, 간헐적 단식 또는 시간 제한 식사가 실제로 도움이 되나요?
[정우주]
간헐적 단식은 정말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실제로 여러 연구들에서 간헐적 단식이 2형 당뇨병 환자의 경우 칼로리 제한 식단보다 체중 감량 효과가 더 크다는 결과도 나온 바 있습니다. 간헐적 단식에는 대표적으로 세 가지 방식이 있는데요. 첫 번째는 시간 제한 식사입니다. 18:6 또는 16:8 방식이 있는데, 예를 들어 16:8 방식은 하루 중 8시간 동안만 식사를 하고, 나머지 16시간은 공복을 유지하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아침 8시에 식사를 시작했다면, 오후 4시까지 나머지 식사를 마치고 이후에는 음식을 섭취하지 않는 방식입니다. 또는 점심 12시에 식사를 시작했다면, 저녁은 오후 8시 이전에 마치고 나머지는 공복을 유지하는 거죠. 이렇게 시간 제한 식사를 하면 신진대사가 정상화되고 체중도 자연스럽게 감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두 번째는 격일 단식입니다. 하루는 정상적으로 식사하고, 다음 날은 25%의 칼로리만 먹는 방식입니다. 세 번째는 5:2 단식법인데요. 일주일 중 5일은 정상 식사, 나머지 2일은 거의 금식 수준으로 칼로리를 제한하는 방식입니다.
[정우주]
그리고 끝으로 FMD라고 해서 단식 모방 다이어트라는 게 있거든요. 5일 동안 금식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죠. 하지만 금식을 시작하면 첫째 날부터 다섯째 날까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좋은 효과가 나타납니다. 이 5일 동안의 금식이 대사를 정상화하고, 지방을 분해하며, 인슐린 저항성을 줄이고, 세포 재생까지 유도하는 작용을 하게 되는 거죠. FMD는 이러한 효과를 기반으로, 몸은 금식 중이라고 인식하게 하면서도 최소한의 영양소는 공급하여 일상생활은 가능하도록 설계된 식이 프로그램입니다. 그래서 저희가 비만 환자를 치료할 때 “몸을 한 번 리셋해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들면, 이 FMD라고 해서 5일 단식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체중을 감량했다가 다시 늘어나는 걸 요요라고 하잖아요. 이렇게 체중이 오르내리는 경우, 몸 상태가 좋지 않을 것 같은데 실제로 어떤가요?
[정우주]
요요는 몸에 정말 좋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신체에 생리적 스트레스가 누적되기 때문입니다. 체중을 감량할 때는 지방뿐 아니라 근육도 함께 빠지는데, 다시 체중이 늘어날 때는 근육은 잘 안 생기고 지방만 늘어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몸의 대사 능력은 점점 떨어지고, 결과적으로 지방이 더 잘 쌓이는 체질로 바뀌게 되는 거죠. 실제로 요요가 반복되면 심혈관 질환이나 당뇨병의 발병 위험도 높아져요.
[정우주]
하지만 제가 더 우려하는 건 심리적인 좌절감입니다. 요요를 겪으면 대부분 “나는 또 실패했어”, “왜 나는 안 되는 걸까” 같은 자기비난을 하게 됩니다. 이런 감정은 곧 스트레스로 이어지고, 스트레스가 높아지면 코르티솔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지방 축적을 더 유도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단기간에 무리하게 살을 빼기보다는, 꾸준하고 지속 가능한 감량이야말로 비만 치료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말씀하신 것처럼 비만 치료에서는 지속성이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 꾸준함을 유지하려면 어떤 방법이 효과적일까요?
[정우주]
대부분 사람들이 다이어트를 결심하면 처음 2~3주는 열정적으로 하세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지치고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저는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네 가지 조언을 드리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의지보다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의지만 믿고 가다 보면 쉽게 흔들리기 때문에, 살을 뺄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냉장고에서 초가공식품이나 설탕이 많은 음식들을 아예 없애고, 대신 녹황색 채소 스무디 같은 건강한 간식을 넣어두는 거죠. 두 번째는 작게 시작해서 점점 확장하는 겁니다. 처음부터 운동, 단식, 식단 다 바꾸려고 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 대신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가볍게 걷기, 설탕 줄이기, 밀가루 줄이기처럼 작은 실천부터 시작해보세요. 그러면 점차 성취감을 느끼면서 변화의 폭을 넓혀갈 수 있습니다.
[정우주]
세 번째는 숫자보다 몸의 변화에 집중하세요. 체중계 숫자에 너무 민감해지기보다는, 내 몸이 좋아지는 변화에 집중하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잠이 더 잘 온다”, “배변 활동이 좋아졌다”, “피로가 줄었다” 같은 변화들이 오히려 스스로에게 동기부여가 되거든요. 마지막으로, 목표에 당위성을 부여하세요. 단순히 살을 빼야 한다는 이유만으로는 꾸준히 이어가기 어렵습니다. “가족과 오래 건강하게 지내고 싶다”, “일할 때 더 활기차고 에너지 넘치고 싶다”와 같은 이유와 의미를 붙이는 것이 오래 지속하는 힘이 됩니다. 결국 다이어트를 오래 이어가기 위한 핵심은 스스로를 움직이게 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 여기에 달려 있습니다.
[진행자]
구조를 잘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를 해주셨는데, 이 네 가지 원칙만 잘 기억해도 많은 분들이 꾸준함을 유지하며 비만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체중 문제로 고민하는 분들께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정우주]
제가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은 살을 빼는 것이 먼저가 아니라, 내 몸을 이해하는 것이 먼저라는 점입니다. 불규칙한 식습관, 만성적인 스트레스, 호르몬 불균형 등으로 인해 지방이 축적되기 쉬운 몸 상태가 되었을 수도 있는 거죠. 그래서 “내 몸이 왜 이런 반응을 보이고 있을까?” 하고 스스로에게 물으며, 내 몸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이해하려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일상 속에서 아주 작은 실천부터 시작해보세요. 그런 변화들이 쌓이면 체중도 서서히 줄고, 무엇보다 몸이 훨씬 더 건강해질 겁니다. 그리고 꼭 기억해 주세요. 비만은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그건 몸이 보내는 신호일 뿐입니다. 그 신호를 무시하거나 억누르기보다, 잘 이해하고 존중할 때 체중도 빠지고 건강도 회복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이 시간에는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정우주 원장과 함께 기능의학 비만치료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원장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정우주]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