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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쓸이 특혜' 전북이 '유일'.. 구매 지침 하달까지
2025-08-03 561
허현호기자
  heohyeonho@gmail.com

[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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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특정업체가 수십억 원대 교사용 노후 컴퓨터 구매 계약을 거의 '싹쓸이'한 의혹,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전북교육청은 다른 일부 시도교육청도 같은 방식으로 입찰을 진행했을 뿐만 아니라, 해당 업체가 지역 가점을 받은 계약도 극히 일부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과연 사실일지 다시 검증해 봤습니다.


허현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석연찮은 방식으로 계약을 변경한 뒤, 특정 업체가 거의 모든 시군에서 계약을 싹쓸이해 논란이 된 교원용 노후 컴퓨터 교체 사업,


의혹의 핵심은 시군 단위로 계약을 변경하면서 3억 6,300만 원 이하가 기준인 '지역업체 가산점' 적용이 가능해졌는데, 이를 단 한 군데 업체가 독식하다시피 했다는 점입니다.


전북교육청은 광역 단위로 노후 컴퓨터 교체사업을 발주하는 교육청은 7곳인 반면,


5곳의 시도교육청은 전북교육청과 마찬가지로 시군 단위에서 조달하고 있다고 해명합니다.


[전북교육청 관계자]

"전국적으로 풀어도 같은 논란이 또 있을 거예요. [타 시도는 대부분 그렇게 하고 있지 않나요?] 타 시도도 저희같이 하는 시도가 있고.."


과연 사실일까?


시군 단위로 입찰을 하고 있다는 타 지역 교육청에 직접 확인해 봤습니다.


광주와 경남의 경우 시군 단위가 아닌 각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업체를 선정해 구매하고 있어 사실과 전혀 달랐습니다.


특히 광주교육청은 교육청을 통해 조달 받기를 희망하는 학교의 경우 신청을 받아 일괄 구매 후 공급하고 있는데 그 비율이 절반이 넘습니다.


[광주광역시교육청 관계자]

"작년 같은 경우는 지역업체가 아니었고, 올해도 지역 업체 아니었습니다. 배점표에 지역업체 가점을 주지는 않습니다. 동일선상에서 경쟁을 해가지고.."


울산교육청은 가점을 받을 지역업체가 아예 존재하지 않았고, 경기교육청은 반대로 가점을 받을 수 있는 업체가 21곳이 넘습니다.


그나마 전북과 비슷하게 지역업체 가점이 의미 있는 곳은 관내 대상 업체가 두 곳인 경북교육청이 유일한데,


이마저도 절반 이상의 시군은 교육청에서 일괄 계약하고 있어, 전국 업체가 동등하게 경쟁해 저렴하게 공급하는 구조입니다.


[경북교육청 관계자]

"금액 자체가 5억, 6억 가까이 됩니다. 지역 가점을 줄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요. 정해진 규격에서 우리는 가장 저렴한 제품을 사야 되는 게 맞잖아요."


상황을 종합하면, 같은 사업을 펼치는 17개 시도 교육청 중 유독 특정업체 한 곳에 유리하게 계약 방식이 짜여진 곳은 전북이 유일합니다.


도교육청의 또 다른 해명은 시군 단위로 계약을 쪼갠다 해도 지역업체 가점을 줄 수 있는 사업 규모는 1억 원 이상 3억 6천만 원 이하인데, 


무주와 장수 등 계약 금액이 1억 원 미만인 소규모 시군 교육지원청의 경우 지역업체 가점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주장입니다.


'계약 쪼개기'가 이뤄졌던 2023년, 전북교육청이 각 시군 교육지원청에 하달한 공문입니다.


조달청에서 물품을 구매할 때 지역업체 제품을 우선 구매하고, 산하기관에도 지역업체를 우선 구매하라고 공문을 보내라고 안내합니다.


당시는 '지역 생산품 우선 구매 촉진 조례' 안은 제정되기도 전입니다.


본청에서 이렇게 적극적으로 지침을 하달한 이상 각 시군 계약 담당자와 선정위원회는 이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입니다.


결과적으로 특정업체에 사업을 몰아주게 될 처지에 놓인 공무원들은 이에 반대하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토로합니다.


[시군 교육지원청 관계자]

"(당시) 이 사양을 만족하는 업체가, 지역업체는 한 군데밖에 없다, 이렇게 얘기를 했었죠. 실상은 뻔히 드러나, 보이는 거니까요."


전북교육청의 어설픈 해명이 이어지는 사이, 정작 교육청 내부에서는 해당 사업을 누가 설계하고 주도했는지, 보다 내밀한 뒷얘기들이 무성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MBC 뉴스, 허현호입니다.


영상취재: 함대영

그래픽: 문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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