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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짝퉁'이 뭐야?".. 교육지원청 행사에 '가짜 티셔츠'
2025-08-18 1162
허현호기자
  heohyeonho@gmail.com

[전주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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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교육당국이 주관해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이 참가한 태권도 행사에서 유명 브랜드의 이른바 '짝퉁' 티셔츠 수백 장이 지급돼 논란입니다.


수천만 원의 예산이 투입돼 수의계약으로 납품이 진행됐는데, 한 눈에 보기에도 쉽게 구분이 갈 만큼 조잡한 제품이었지만 학부모들이 문제를 제기하기 전까지 교육당국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습니다.


허현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국에서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들이 참여해 겨루기 등 실력을 뽐냈던 무주 태권도 페스티벌,


지난 9일 이 대회에 참가한 아이들 900여 명이 기념품으로 받은 반소매 티셔츠입니다.


소매에는 교육청 표식과 행사명이 적혀 있고, 왼쪽 가슴에는 누구나 아는 유명 스포츠 브랜드의 로고가 선명하게 박혀 있습니다.


그런데 옷 안쪽에 붙어있는 라벨에는 해당 브랜드와는 전혀 상관없는 회사의 로고와 제품명이 함께 적혀 있습니다.


[참가 학생 학부모]

"저희 딸이 "아빠 짭이 뭐야?" 이렇게 물어보더라고요. "사범님이 이 티셔츠 짝퉁이래." 어이가 없었죠. 애들을 상대로 이렇게 장난을 쳐가면서.."


해당 브랜드 의류 매장을 찾아 직접 물어보니 대번에 정품이 아니라는 답변을 내놓습니다.


[의류 매장 관계자]

"이건 저희 000 거 아니에요. 기본적으로 여기 상표에 품번하고, 이제 색깔이 들어가 있는데.."


행사를 주관한 무주교육지원청이 티셔츠 구매에 책정한 금액은 장당 2만 3천 원, 


전체 예산으로는 2천 100여 만 원이 투입됐는데 납품은 수의계약으로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실제 납품된 티셔츠를 검색해 보니 단체복 맞춤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의 제품으로, 온라인 쇼핑몰에는 장당 7,000원 안팎에 불과합니다.


[티셔츠 납품업체 관계자]

"(납품 원가가 장당) 2만 2천 원. 그러면 이제 (마진을) 80만 원, 100만 원 먹으려고 했던 건데.. [인터넷에서 장당 7천 원에 팔고 있더라고요.] 지금 처음 알았네요."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무주교육지원청은 행사 전날이 돼서야 물건이 도착한 탓에 제대로 검수하지 못했다며, 본인들도 피해자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행사 용역비의 3분의 1에 달하는 금액을, 용역과는 별도의 수의계약으로, 행사에 임박해 집행했다는 점은 석연찮습니다.


더군다나 문제의 티셔츠는 공식 행사에서 별도 활용될 계획도 없었습니다.


[무주교육지원청 관계자]

"[도복 입고 행사를 참여하잖아요. 티셔츠가 꼭 필요한 건가요?] 기념 티셔츠죠. 학생들에게 주는 선물. 쿨 소재의 그런 옷으로 위에 많이 입고 아이들이 활동을 많이 합니다. 체육관에서도.."


문제가 불거지자 교육 당국은 유명 브랜드 티셔츠를 납품하겠다는 계약을 위반했다며 대금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수천만 원의 예산을 쓰면서 기본적인 검수조차 하지 않은 이유는 여전히 설명되지 않고 있습니다.


MBC 뉴스, 허현호입니다.


영상취재: 김종민, 서정희

그래픽: 문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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