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순창군이 30억 원 가까운 예산을 들여 지은 축산진흥센터가 7년 넘게 사실상 텅 비어 있습니다.
지역 관광 자원에 대한 수요 조사도 정확한 투자 시기도 모두 빗나가면서 혈세 30억 원만 낭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주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2017년 준공된 순창 축산진흥센터.
지역 축산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체험·관광까지 연계하겠다며 순창군이 약 30억 원을 들여 지었습니다.
하지만 취재진이 찾아갔을 때 잠긴 문 앞에는 우편물만 쌓여있고, 지난해 5월 입주했다는 업체는 6개월 만에 장사를 접고 떠난 상태였습니다.
[이주연 기자]
"30억 원에 가까운 세금이 투입된 시설은 이렇게 문이 닫힌 채 또다시 방치돼 있습니다."
당시 순창군은 인근 강천산 군립공원, 민속마을과 승마장 등과 연계해 이 시설을 6차 산업화 거점으로 키울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워낙 외진 곳에 위치한 탓에 접근성이 떨어졌고, 이렇다보니 주변 관광 자원과 연계도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오랫동안 찾는 이가 없다보니 주변 주민들조차 이 시설의 존재를 잘 모를 정도입니다.
[A한우 농가]
"모르겠어요. 무슨 얘기인지. (처음 들어보세요?) 네."
[B한우 농가]
"돈만 빼다가 써버리고 세금만 낭비하고, 세금을 빼다 썼으면 이용을 잘 해야지.."
어렵사리 지난해 5월 들어온 업체도 문제였습니다.
해당 업체는 설립 한 달도 안 된 신생 법인인데다 축산 판매 관련 일을 해보지도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오랫동안 비워둔 탓에 업체를 들이는데 급급해, 성급하게 계약을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보입니다.
시설의 주인인 순창군에 장사를 접는다는 말도 없이 잠적했다는 해당 업체는 사용료 5천7백만 원도 내지 않은 상태로 순창군은 결국 계약을 취소하고 지난 5월 시설을 비워 달라는 명도 소송을 시작했습니다.
[순창군청 관계자]
"(저희도) 지금 당장 명도소송이 완료되고 빨리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을 가장 원하고 있어요."
애초 화려한 구상과 달리 부적절한 입지와 부실한 수요 조사, 여기에 관리 부실이 겹치면서, 지역 농축산업을 살리겠다던 사업은 30억 원짜리 예산 낭비 사례로 남게 됐습니다.
MBC뉴스 이주연입니다.
영상취재: 조성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