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쌀이 남아돈다며 최근까지 논에 콩이나 가루쌀을 키우도록 유도해 온 정부가 돌연 태도를 바꿔 재배 면적을 다시 줄이겠다고 해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벼농사에서 논 콩 농사로 전환하기 위해 빚을 내 농기계를 구입한 농가들은 정부 정책이 손바닥 뒤집듯 바뀌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전재웅 기자입니다.
◀리포트▶
김제 평야를 가득 메운 초록 물결, 벼보다 많이 논을 차지하고 있는 건 다름 아닌 콩입니다.
열매를 맺기 시작해 두 달 뒤면 수확철인데, 난데없이 들려온 논 콩 수매 감축 소식에 농민들이 속을 끓이고 있습니다.
[60대 농민]
"논 콩이 직불금이 줄어든대. (직불금 보고 좀 하시는 거예요?) 그렇지."
[70대 농민]
"무슨 갑자기 콩을 적게 받네, 직불금이 주네, 소문이 났더라고. 직불금 더 준다고 막 그러고 지원도 해준다고 그랬는데. 우리가 막 욕하지."
벼 재배를 접고 완전히 논 콩으로 작목을 바꾼 농가를 찾아가 봤습니다.
육묘장은 이미 논 콩 재배용 농기계 창고가 됐습니다.
벼농사용 콤바인과 이앙기를 팔고, 2억 5천을 들여 콩 농사에 적합한 파종기와 콤바인, 트랙터를 새로 마련한 겁니다.
[최재호 / 논 콩 재배 10년 차]
"콩 위주로 가려고 그랬는데, 지금 상황이 좀.. 일관성 있게 가야 되는데, 한 3~4년 하다가 정책이 또 바뀌고.."
논 콩 재배 면적은 꾸준히 늘어 올해는 3만 2,900 헥타르까지 증가했는데, 지난해보다 만 헥타르 이상 늘었습니다.
지난 2016년부터 논 콩 재배를 권장한 정부는 재작년에는 전략 직불금을 확대했고, 올 초에는 농민 반발을 무릅쓰고 쌀 재배 면적 조정도 감행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쌀뿐만 아니라 논 콩도 재고를 처리할 방법이 없다며 갑자기 콩 재배를 줄이겠다는 뜻을 드러내고 있다는 게 농민 단체 주장입니다.
[정충식 / 전농 전북도연맹 사무처장]
"(논 콩과 가루쌀을) 생산, 보관, 판매하는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밀어붙인 부작용이 드러나고 있다고 봅니다. 송미령 장관을 반대했던 이유입니다. 그것이 지금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 정부는 논 콩이나 가루쌀 재배 축소와 관련해 확정된 내용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10월까지 생산자 단체와 콩 소비 확대 방안 등을 논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전재웅입니다.
영상취재: 강미이
그래픽: 문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