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
◀앵커▶
1년에 단 하루, 혹은 한 달이 모자라 퇴직금을 받지 못하고 일을 그만두는 노동자가 많습니다.
영세한 사기업도 아닌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에서, 1년 이상 근무하면 퇴직금을 줘야 한다는 규정을 피하기 위해 이런 꼼수가 관행으로 자리 잡은 건데요,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주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환경 정비와 청소, 경비, 행정 업무 등 지자체 운영에 꼭 필요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기간제 노동자들.
이들 대부분의 공통점은 '퇴직금'을 받을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퇴직금을 받으려면 최소 1년을 일해야 하는데, 계약서에는 '364일', '11개월' 등으로만 못 박았기 때문입니다.
최근 3년간 익산시가 채용한 기간제 노동자 3천3백여 명 중 무려 92%가 이런 '쪼개기 계약'의 대상이었습니다.
[익산시 기간제 노동자(음성변조)]
"기간제 계약직이라 1월부터 11월까지인데, 12개월을 채우면 퇴직금 문제도 있고 해서.. (끊어서 계약하죠.)"
도내 최대 지자체인 전주시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주시와 보건소, 시설관리공단 등 산하기관에 최근 3년간 채용된 기간제 노동자는 모두 4,800여 명.
하지만 이 가운데 1년 이상 계약해 퇴직금을 보장받은 인원은 고작 52명, 전체의 1%에 불과했습니다.
반면, 퇴직금 지급 직전인 11개월에서 1년 미만 사이에 계약이 종료된 인원은 무려 20%에 달했습니다.
10개월에서 11개월 사이인 327명까지 합치면, 전체 채용 인원의 3분의 1에 가까운 1,300명이 퇴직금 문턱에서 멈춰 선 겁니다.
직종별로 보면 상황은 더 노골적입니다.
환경 정비를 비롯해 시설 관리, 주차 관리와 차량 통제 등 지자체 운영에 한시도 없어서는 안 될 업무들이 대부분입니다.
실제로 계약이 종료된 뒤 석 달도 안 돼 똑같은 직무로 다시 채용된 인원만 949명으로 19.5%에 달합니다.
사람이 필요 없어서 해고한 게 아니라, 오로지 '퇴직금'을 주기 싫어 계약 기간을 조정했다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손진영 / 익산시의원]
"공적 기관이 좀 모범 사용자로서의 모습을 좀 보여줘야 되는 거 아니냐 퇴직금을 회피하기 위한 목적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재명 대통령은 공공기관이 앞장서서 안정적인 근로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전북의 행정 현장에서는 여전히 법의 맹점을 노린 꼼수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주연입니다.
영상취재: 조성우
그래픽: 문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