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주문을 받아야 수입을 유지할 수 있는 배달 노동자들, 이들 중 일부는 목적지로 빠르게 이동하기 위해 교통법규를 위반하기도 하는데요.
단속을 피하기 위해 아예 오토바이 번호판을 훼손하는 사례도 있다고 합니다.
한범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북도청 앞 도로, 쇠사슬로 번호판을 가린 오토바이가 차선을 바꿔가며 주행합니다.
다른 도로에선 불법 구조물로 번호판을 가린 오토바이도 발견됩니다.
아예 번호판 자체를 떼어낸 사례 역시 하나둘이 아닙니다.
[이광배 /택시운전사]
"사고 났을 경우 (번호판 없는 오토바이를) 추격하거나 잡기 힘들 것 같아서 (신경 쓰였습니다.) "
오토바이 번호판을 훼손한 이들은 주로 배달 운전자들, 시간에 쫓기다보니 신호나 과속 단속을 피하기 위해 고의로 번호판에 손을 대는 운전자들이 많습니다.
[배달 운전자 A 씨]
"핸드폰으로 (불법 오토바이를) 찍어서 신고하면, 신고 포상금이 있다고 그래서... 범칙금이 많이 나오거든요. 범칙금을 안 내기 위해서 (번호판을 가리는) 그런 사람들이 있죠."
비싼 보험료를 피하려고 미등록 오토바이를 이용하는 배달원들도 많은데, 그 때도 번호판을 부착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배달 운전자 B 씨]
"주말에 보이는 것들은 월요일에 보험을 접수하고 번호판을 받으러 가야 하니까 그래서 못 달고 있는 거죠. 평일에 무판은 그냥 보험이 없는 거죠."
번호판 부착 의무를 제대로 지키지 않을 경우 50만 원 과태료를 물어야 하고, 번호판 훼손의 고의성이 입증되면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전주에서만 79건의 과태료 처분이 내려졌습니다.
그런데 이는 경찰의 순찰 과정에서 우연히 적발된 건수일 뿐,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은 위반 사례가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경찰 관계자]
"음주단속이나 다른 교통법규 단속 때 (번호판을 달지 않은) 그런 차들을 발견하면, 정지시켜서 확인하는 수밖에 없죠. 그것만 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죠."
[한범수 기자]
"오토바이는 앞면에 번호판이 없습니다. 따라서 단속카메라로 오토바이의 불법 주행을 잡아내는 건 어렵습니다. 여기에 뒷 번호판까지 없으면 오토바이에 대한 무인 단속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봐야 합니다."
단속 사각지대를 노려 기본적인 법 질서조차 지키지 않고 있는 오토바이 배달원들, 이들의 위험한 질주에 시민들의 불안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MBC 뉴스 한범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