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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알바 동원한 대학.."유학생 붙잡아 감금까지"
2022-05-24 3297
허현호기자
  heohyeonh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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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주의 한 대학에서 어학연수 차 온 학생들을 택배 아르바이트에 불법 동원해 작업을 시켰다는 내용,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학교 측은 어학연수생들을 관리한다며 잠적한 학생들을 잡아다 감금하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뉴스앤조이'와 공동 취재, 허현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주의 한 대학 기숙사에서 베트남 유학생 수십 명을 싣고 떠난 관광버스.


알고 보니 대전의 한 택배 물류 회사에서 택배 포장 아르바이트에 나선 건데, 학교 측이 불법으로 동원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상황입니다.



[베트남 어학연수생]

"(누가 소개해 줬나요?) 학교에서요. 건강에 따라 주 2번씩 나가기도 하고, 안 나가기도 해요."



이 대학의 건물 로비에 설치된 칠판..


베트남 어학연수생 14명의 사진이 나란히 붙어있고, 아래에는 붉은 글씨로 '아웃'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연수생들의 SNS에 공유된 또 다른 사진, 학교 건물을 배경으로 베트남 학생이 고개를 숙이고 있고, 움직이지 못하도록 양쪽에는 건장한 두 한국인 남성이 팔짱을 끼고 있습니다.


학교를 벗어나 학교 측에서 베트남으로 돌려보낸 학생들인데, 사람을 동원해 붙잡아 온 뒤 본보기로 사진을 공개했다고 학생들은 말합니다.



[베트남 어학연수생]

"네, (이렇게 될 수 있다고) 경고한 적 있습니다. 모두 잡아오겠다는 말을 했었습니다."



어학연수생이 잠적하면 경찰 등에 신고해야 하지만, 학교 측은 사적으로 사람을 시켜 붙잡아 온 뒤 이틀 이상 감금했다는 증언도 나옵니다.


화장실이 있는 기숙사 방에 감시 인원과 24시간 함께 가두고, 휴대 전화와 외국인 등록증도 압수했다는 겁니다.



[베트남 어학연수생]

"(추방 전 감금되면서) 개인 신분증과 돈, 전화까지 모두 압수한다."



학교 측은 학생들을 붙잡아 오거나 감금한 의혹을 전면 부인합니다.


문제가 있는 학생들에게 동의서를 받아 출국 절차를 밟았고, 출국 전 왕래가 자유로운 기숙사 방에서 보호했을 뿐이라는 겁니다.



[전주 00대학 관계자]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서 교육 목적 상 이렇게 우리 경호팀 직원이 옆에 서가지고 사진을 같이 찍은 거예요. 사진 찍을 때만...."



취재진이 확보한 녹음 파일에는, 어학연수생들에게 처벌 가능성을 언급하며, 학교 측이 연계한 아르바이트를 강요하는 학교 관계자 발언이 담겨 있습니다.



[전주 00대학 관계자]

"걔는 무조건 강제 출국이야. 베트남으로. 너네들도 지금 출입국 (사무소)에서 알면 너네들도 다 처벌받아야 돼. 그런 처벌을 받고 싶어?"



이 모든 것이 교육 차원의 목적이었다는 학교, 제도적 절차가 있음에도 사적인 위력을 동원하는 것은 인권 침해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호철 사무국장 /익산 성요셉노동자의집]

"서류를 만들어서 그 서류에 사인을 하거나, '지장을 찍어라'라고는 할 수 있겠지만, 과연 그러한 것들이 자발적인 동의라고 할 수 있을까요? 수사관들이 피의자를 잡아오는, 그런 모습으로 이 친구들이 들어오는 것을 보면..."


어학연수생을 아르바이트에 불법 동원한 의혹을 사고 있는 학교 측이, 이번에는 어학연수생 관리라며 이들을 감금까지 했다는 의혹도 일고 있습니다.


MBC 뉴스, 허현호입니다.


-영상취재 진성민

-그래픽 김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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