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
◀앵커▶
6.3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편법과 불법을 동원한 정치인들의 현수막 홍보 경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문화 공연이나 행사를 알리기 위해 가로등 옆에 내거는 현수기, 일명 배너광고마저 정치 홍보의 장으로 변질되고 있는데요.
행정안전부가 이런 관행에 사실상 제동을 걸고 나섰습니다.
김아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이원택 국회의원이 지난해 수능 응원을 명목으로 곳곳에 내건 현수기.
문화·예술 공연 등에 한해서만 걸 수 있는 현수기를 구청의 허가도 받지 않고 무단으로 게시했다 논란이 됐습니다.
도심을 뒤덮은 불법 현수기와 현수막을 철거하느라 행정력도 대폭 투입됐습니다.
[당시 철거 담당자(지난해 11월)]
"현수기는 좀 하기가 어려워요. 떼기가. 계속 떼고 있는데 이제 주간이라 차 많으니까.. 오늘, 내일 바로 다 뗄 거예요."
다시 전주시내에 내걸린 현수기.
이번에도 이원택 의원의 이름 석자가 큼지막히 쓰였는데, 자세히 보니 자신의 북콘서트를 홍보하는 내용입니다.
옥외광고물법에 따라 현수기는 문화·예술 공연이나 주요 국가행사에 한해서 예외적으로 허용되는데, 출마를 앞둔 정치인의 북콘서트가 문화예술 행사로 신고된 겁니다.
[전주시청 관계자]
"어쨌든 책에 대해서 공연의 형태로 하는 내용이라 완산구청에서 일단은 신고를 받아줬어요. 좀 논란은 있는데, 무조건 아니라고 우리도 할 수가 없어서.."
그런데 행정안전부가 최근 '정치인의 북콘서트는 현수기로 내걸 수 없다'는 해석을 내놨습니다.
현수기를 예외적으로 허용한 법의 취지는 문화예술인의 활동과 문화예술의 보급을 위한 것이라며,
정치인이 사실상 선거용으로 출판한 책을 홍보하는 북콘서트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
"현수기의 목적 자체는 문화라든지 공익 목적인데요. 정치인이 거는 현수기 같은 경우 그 법에서 규정한 목적에 벗어나는 성격이 좀 강한 것 같다.."
법 취지를 상식적으로 해석해 단속의 기준을 명확히 한 것인데, 웬일인지 실제 현장에선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행안부가 이 내용을 각 시도에 공유한 건 지난 22일.
그러나 이원택 의원의 현수기는 게첨 기간 마지막날인 오늘(29)까지 버젓이 걸려있었습니다.
[전주시청 관계자]
"(행안부에서) 정치인들이 하는 것은 좀 어렵다.. 이런 의견 형태로 와서 앞으로 또 확실하게 해야 돼서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신청해놨어요."
지난 연말부터 기승을 부려온 정치인 불법이나 편법 현수막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또다른 도지사 출마 예정자인 안호영 국회의원도 게시 기간 등이 전혀 없는 불법 현수막을 내걸었고,
역시 도지사에 출마하는 정헌율 익산시장은 불법 현수막을 단속해야할 행정 수장이 법을 어기는 모순적인 상황을 빚었습니다.
교육감 후보들도 현수막 경쟁에 나섰고,
불법 현수막은 단속이 많은 대로변을 피해 공원이나 이면도로까지 파고들었습니다.
[박균선 / 시민]
"현수막도 마찬가지고.. 너무 막 신호등도 가리고.."
[이상덕 / 시민]
"안 좋아요. 그냥 떼어버리고 싶은데 손도 안 닿고.."
이쯤되면 법을 지키는 후보자가 오히려 무색해지는 상황,
너도나도 뛰어드는 현수막 전쟁통에 선거 비용도 무한으로 불어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아연입니다.
영상취재: 함대영
그래픽: 김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