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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 증거 확보하려" 배우자 차량 불법 녹음.. 집행유예, 선고유예 엇갈려
2023-09-29 10907
이정용기자
  jylee@jmbc.co.kr

[전주MBC 자료사진]

이혼 소송에서 증거 확보를 위해 배우자의 차량에서 불법 녹취를 시도한 사안에 대해 법원이 엇갈리는 판결을 내놨습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제2형사부 이영진 부장판사는 최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자격정지 1년을 선고하고 형의 집행을 1년 간 유예했습니다.


A 씨는 지난해 9월 아내 B 씨 대화를 녹음하기 위해 B 씨 차량에 이른바 '씨가짹 녹음기'를 설치하고 불법으로 녹취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A 씨는 2011년 결혼한 B 씨를 상대로 상간자손해배상청구와 이혼소송을 제기한 상태였습니다.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라 누구든지 우편물의 검열, 전기통신의 감청 또는 통신사실확인 자료의 제공을 하거나 공개되지 않은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해서는 안됩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 사적 대화를 녹음한 것으로 죄질과 범정이 가볍지 않고 아내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다만 녹음 기간과 횟수 등에 비추어 볼 때 피해자의 사생활의 비밀이 침해된 정도가 아주 중하다고 보이지는 않는다"며 "다행히 녹음된 파일이 다른 곳에 공개되거나 누설됐다고 볼 만한 정황은 없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한편, 남편의 외도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차량에 녹음 기능을 작동시킨 휴대전화를 넣어두고 대화 내용을 녹음한 또 다른 사안에서는 법원은 선고유예를 판결했습니다.


지난 24일 춘천지법 영월지원 형사1부(김신유 지원장)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C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자격정지 1년에 해당하는 형의 선고를 유예했다고 밝혔습니다.


아내 C 씨는 지난 2020년 5월9일 오전 8시께 서울시내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남편 D 씨의 차 운전석 뒷주머니에 녹음 기능을 작동시킨 휴대전화를 넣고 남편과 다른 사람 간의 대화를 3시간 동안 녹음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조사 결과 C 씨는 남편의 내연 관계를 입증할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재판부는 "법률상 혼인 관계인 남편의 불륜 행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저질러진 것으로 범행 동기와 경위에 참작할 사정이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범행이 단 1차례로 그쳤고 다시는 저지르지 않겠다고 다짐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라고 판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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