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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기고 쫓기다 '도심 속 야산'에.. 백로·왜가리 '가득'
2025-06-29 77
목서윤기자
  moksylena@gmail.com

[전주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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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황새, 두루미와 비슷하지만 상대적으로 환경 변화 적응력이 좋아 우리나라 대표 텃새로 자리 잡은 백로와 왜가리. 우리 지역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요,


군산 도심에 대규모 서식지가 조성되며, 십여 년간 민원의 대상이 되어 왔는데, 이들이 도심 한가운데 자리 잡은 이유는 뭘까요?


◀리포트▶

군산 중심부에 위치한 통매산. 


야트막한 산 위에 마치 눈꽃이 핀 듯합니다. 


푸른 녹음 속 눈꽃의 정체는 번식이 한창인 백로와 왜가리입니다.


나뭇가지를 입에 물고, 막바지 둥지 정비에 나설 새라 분주한 모습입니다. 


[목서윤]

"이맘때 집단 번식하는 습성 때문에, 이곳에만 중대백로와 왜가리가 수 백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도심에서 만나는 생생한 자연의 모습에, 산속에선 생태 교육이 한창입니다. 


[오미라 / 산림치유지도사]

“이런 생태적 가치를 알게 하면 (새에 대한) 민원이 좀 줄어들지 않을까.."


[이정연 / 학생]

“얘네(새들)도 같이 공존해야 되는 애들이니까 서로 배려해가면서 사는 게 맞지 않을까..”


하지만 이 지역 왜가리는 대표적인 민원의 대상입니다.


번식 철 울음소리가 크고, 집단 서식하다 보니 소음과 배설물에 대한 민원이 이어진 겁니다. 


오래전부터 철새도래지인 금강에 서식하던 백로와 왜가리는 일대가 개발되며 점점 도심 속으로 쫓겨났습니다. 


아파트와 학교가 있는 조촌동 인근에서 민원이 지속되자 나무 베기, 소음 유발 등으로 내쫓긴 새들이 더 남쪽인 통매산에 자리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군산의 마지막 최대 서식지에서도 개체수 조절과 강제 이주 등이 추진될 계획입니다. 


[유효주 / 군산시청 생태환경계장]

“들어오는 민원의 양상은 비슷하고요. 소음 유발 같은 걸 하거나 (새들이) 싫어하는, 빛이 많으면 싫어한다고 해서 그런 방법을 한 번 해보려고.."


생태계 건강 지표이기도 한 백로과는 예로부터 마을의 액운을 없앤다고 해, 집단 서식지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무안군청 문화예술과 관계자]

“마을에서도 같이 오랫동안 살아왔으니까 (방법을) 터득하고, 신성하게 보는 경향도 있어서 큰 민원은 없는 상황입니다.”


최적의 장소를 물색해 둥지를 튼 곳은 다시 찾아오는 새의 특성상, 인위적인 서식지 이동은 현실적이지 않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오동필 /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장]

“인간이 이렇게 쫓아냈지만, 여기만이라도 남아 있는 거에 대해서.. 이 새들의 둥지가 왜 여기에 있을 수밖에 없고, 또 반대로 새들이 여기 있음으로써 생태적 가치를 군산시가 오히려 가지고 있는..”


쫓기고 쫓겨 이제 도심 속 야산으로 내몰린 백로와 왜가리. 


군산의 마지막 번식지가 지켜질 수 있을지 관심입니다. 


지구 새로 봄, 전주MBC 목서윤입니다.


영상취재: 강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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