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판타지] 전주MBC 2025년 07월 31일](/uploads/contents/2025/08/087d877223bccdcc971f71ac8b7a4ef4.png)
![[로컬판타지] 전주MBC 2025년 07월 31일](/uploads/contents/2025/08/087d877223bccdcc971f71ac8b7a4ef4.png)
[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전주시의 종합경기장 철거 공사 감리 선정을 둘러싼 특혜 의혹과 수상한 행정, 계속 보도해드리고 있습니다.
사실 옛 종합경기장 철거는 사업비가 무려 백억 원에 넘는, 철거공사 치고는 이례적으로 큰 규모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대규모 공사의 방향을 좌지우지하는 해체계획서가 2천만 원 미만의 수의계약으로 진행됐다,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구조인데요.
김아연 기자가 좀 더 자세히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민선 8기 들어 옛 종합경기장 부지에 새로운 밑그림이 그려지면서 급물살을 탄 철거 공사.
철거 면적 3만 6천제곱미터, 발생하는 콘크리트 폐기물만 15톤 트럭 2천700대 분량에 이르는, 대규모 공사였습니다.
사업비만 105억 원에 달하는 철거공사를 어떤 순서로, 어떤 공법으로 할지, 또 작업자나 보행자의 안전은 어떻게 확보할지 등 공사 전반에 대한 규정이 바로 해체계획서입니다.
실제로 당시 전주시가 작성한 과업지시서를 보면 공법부터 안전계획가지 해체의 전과정을 해체보고서에 따라 실시설계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미 공사비 규모가 백억 원 이상으로 정해진 상태였지만 전주시는 이렇게 중요한 해체계획서 작성을 1,900여만 원짜리 수의계약으로 A업체를 콕 집어 맡겼습니다.
[전주시청 관계자]
"관공서를 이렇게 (해체계획서 작성을) 한 실적이 8월 달에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 업체에 의뢰를 검토를 했던 부분.. 그렇게 인연이 됐던 부분이에요."
일사천리로 작성된 해체계획서, 건축위원회의 심의만 거친 채 105억 공사의 방향이 결정됐습니다.
업계에선, 종합경기장 정도 규모의 건물 해체에 필요한 계획서 비용이 2천만 원 미만으로 진행된 것부터 납득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건축사 A씨]
"어마어마하게 싸게 한 거죠. 어느 해체계획서 설계하는 업체도 2천만 원 이하로 어떤 (별도의) 조건이 없으면 불가능할텐데요. 저는 줘도 안 합니다."
[건축사 B씨]
"(용역 금액이) 1,900만원이 나올 수가 없거든요. 3층 짜리 건물을 철거할 때도 거의 천만원 초반 대가 나오는데..이게 뭔가 서로 암암리에 계약이 있었던 건지.."
105억 원 규모의 해체계획서가 천9백만 원짜리 수의계약으로 진행될 수 있었던 데는 제도적 허점도 한 몫을 했습니다.
2021년 17명의 사상자를 낸 발생한 광주 학동 붕괴 사고 이후 모든 철거 공사에서 해체계획서 작성이 의무화됐지만, 업체를 어떻게 선정할지, 공사 규모에 따라 용역 금액을 어떻게 정할지에 대해선 규정이 미비한 상황입니다.
[전주시 관계자]
"법이 생긴 지가 2021년 이후에 생겼잖아요. 그런 것들(계약 관련 규정)이 법이 체계화가 안돼있기 때문에.."
천9백만 원짜리 해체계획서 작성이 2억5천만 원규모의 철거 감리로 연결된 이상한 수의계약.
하지만 바로 이 비정상적으로 저렴한 해체계획서가 백억 원이 넘는 철거 공사까지 좌지우지했다는 점에서, 꼬리가 몸통을 흔들고 있는 기형적인 구도에 대한 의혹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아연입니다.
영상취재: 서정희
그래픽: 문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