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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에 생긴 작은 '국제학교'.. 10개국 아이들 '북적'
2025-09-21 316
허현호기자
  heohyeonho@gmail.com

[전주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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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북 지역 학생 중 다문화 배경을 가진 학생이 5%를 넘어선 가운데, 특히 한국어가 서툰 중도입국 학생의 비중이 크게 늘었습니다.


이에 교육 당국이 다문화 거점 학교를 꾸준히 늘리면서 아이들의 적응을 돕고 있는데요.


전교생이 2배 넘게 늘 정도로 호응이 크기도 한데, 아직은 교사들의 헌신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모습이라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해 보입니다.


허현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김제의 한 초등학교 수업 시간,


어떤 하루를 보냈는지 묻는 선생님의 질문에, 아직은 서툰 한국어이지만 아이들은 또박 또박 답변을 이어갑니다.


[지허/김제 월성초]

"배구했어요. (배구했어요? 누구랑 했어요?) 지수.. (지수 형이랑.) 지수 형이랑 같이 배구했어요."


딱지치기와 종이접기를 주제로 이어가는 수업에 반짝이는 아이들의 눈..


부모를 따라 한국에 들어와 한국어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을 위해 매일 한 시간씩 특별한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겁니다.


[김사랑, 웃서브/김제 월성초]

"(무엇을 만들어 봤어요?) 강아지. (강아지를 접어 봤어요. 웃서브는?) 폭탄. (폭탄! 웃서브는 예술가잖아.)"


지난해 초만 해도 전교생이 17명이었던 학교,


다문화 배경 학생들을 위한 배려가 부모들에게 입소문을 타다 보니, 불과 1년여 만에 전교생이 42명으로 2배 넘게 늘었습니다.


10개 나라의 문화가 공존하는, 명실상부 작은 '국제학교'로 자리 잡고 지역의 이주 배경 학생들의 적응을 돕고 있는 겁니다.


[누사이바/월성초 5학년(지난해 입국)]

"처음에 발음도 어렵고 긴장이 됐는데, 지금은 선생님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있고 실력이 많이 늘었어요. [(한국어) 진짜 잘하네요.]"


전북 지역 학교에 다니고 있는 다문화 배경 학생은 올해 9,303명으로 매년 꾸준히 늘며 전체 학생 중 5.4%의 비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어가 서툴 수밖에 없는 외국인 가정 출신이나, 해외에서 자라다 입국한 아이들 비중이 크게 늘어나는 모양새입니다.


전북교육청은 전주와 익산에만 있던 '거점 한국어 학급'을 5개 지역으로 늘리고, 어휘 교재를 자체 개발하는 등 지원에 힘쓰고 있습니다.


다만 체계적인 교수법이나 교재도 아직 정립되지 않은 데다,


다양한 언어를 한꺼번에 대응해야 하는 등 어려움이 많아 현장 교사들의 연구와 헌신으로 어렵게 수업을 이어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오로라 교사/김제 월성초]

"엄청 막막했어요. 처음에는 진짜 막막했고.. 번역기가 정확하게 번역이 안돼서, 영어로 단어나 문장을 적고 학생 나라 모국어로 번역을 해야 좀 정확하게.."


아이들이 진학하게 될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는 여전히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어 시대 변화에 맞춘 관심이 필요해 보입니다.


MBC 뉴스, 허현호입니다.


영상취재: 유철주

그래픽: 김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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