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 MBC 자료사진]
◀앵커▶
정성주 김제시장의 뇌물수수 의혹과 관련한 보도, 오늘도 이어갑니다.
앞서 정성주 김제시장 측에 대가성 뇌물을 전달했다는 측근의 폭로에 이어, 정 시장의 육성이 담긴 녹취까지 공개됐는데요.
오늘은 수억대 계약을 수의계약으로 따낸 업체 대표를 저희 취재진이 접촉했습니다.
돈이 오간 것은 맞지만 뇌물은 아니라는 입장인데, 그간 공개된 내용과 배치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김아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김제시가 발주한 수억 원대 디자인 관련 공사를 잇따라 수주한 문제의 A 디자인 업체.
그동안 접촉을 피해오던 업체 관계자는 갑자기 취재진과의 만남을 자청해, 돈이 오간 건 맞다면서도 대가성 뇌물은 아니었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번 사건을 폭로한 김 모 씨의 협박에 의해 돈을 준 것이라며, 그 돈이 정성주 시장 측에 전달됐는지 여부는 모른다는 주장입니다.
[A 업체 관계자]
"(김 씨가) 찾아와서 '야 너 이번에 계약했으니까 한 10% 또 줘.' 처음에는 그냥 그동안 도와준 것도 있고 (친척)형이고 하니까 (돈을) 줬어요. '너 앞으로 돈 안내놓으면 김제서 사업하게 되는 거 물건도 없을 것이다' (라고 협박을 했다.)"
그러나 제보자 김 씨가 A 전 국장이나 정성주 시장과 나눈 대화를 보면, 청탁을 하려했던 사업의 이름과 금액 등이 여러 차례, 구체적으로 언급됩니다.
-김 모 씨 - A 전 국장 대화-
[김 모 씨]
"그 **(친인척)거 있잖아. 응? 이걸 내가 (사업) 두 개 부탁했었잖아. 이거 하나는 해결한 거고. 응? 그 게시대.."
[A 전 국장]
"어, 어."
-김 모 씨 - 정성주 김제시장 대화-
[김 모 씨]
"**(사업) 건 있지 않습니까. 9억 얼마인가 해가지고.."
대화 내용이 조작되지 않았다면 굳이 수억대 공사를 수의계약으로 따낸 업체에게 돈을 뜯어내면서까지 대신 로비를 해줬다는 주장인데, 쉽게 납득되지 않습니다.
특히 공개된 녹취 내용에는 관급 계약 비리의 전형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습니다.
당시 현직에 있던 김제시청 청원경찰대장 김 씨와 A 전 국장은 시청 사업을 주는 대가로 통상 금액의 몇 퍼센트가 리베이트로 오가는지 스스럼없이 이야기합니다.
-김 모 씨 - A 전 국장 대화-
[김 모 씨]
"(사업 대가로 총액의) 한 7% 주잖아. 응?"
[A 전 국장]
"7%, 8%지."
[김 모 씨]
"10% 줬어. 응? 그래가지고 내가 (정성주 시장한테) 3천을 딱 줬어."
로비 금액은 통상 7~8%, 그런데 당시는 첫 거래라서 10%를 줬다는 겁니다.
녹취록에 담긴 이 계산은 실제 제보자가 사업 수주를 대가로 전달했다고 주장하는 금액과도 일치합니다.
제보자는 3억 여원짜리 사업의 대가로 약 10%인 3천만 원을 정성주 시장에게, 9억여 원짜리 사업의 대가로는 부가세를 떼고 약 7%인 5,300만 원을 시장 대신 A 국장에게 전달했다고 증언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정성주 김제시장은 제보자와의 대화에서 대가성 로비 언급에도 이를 부인하거나 바로잡지 않았고, 오히려 "돈 이야기하면 일을 못 준다"며, 이런 관행을 두둔까지 합니다.
[정성주 / 김제시장]
"(배달 사고가) 났네, 안 났네도 할 것 없고 그냥 내가 이제 알으면 돼요. 무슨 말씀이냐면 그래야 일도 하는 거.. 그런 것 갖고 돈이 움직였다는 걸 표현하면 평생 일 못 줘. 서로"
정 시장은 대가성 뇌물을 수수했다는 의혹에 대해 여전히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강경하게 고수하고 있습니다.
한편 앞서 정성주 김제시장을 뇌물수수 혐의로 입건한 경찰은 현재 사건의 핵심 당사자에 대한 조사와 대질 심문 등을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수사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아연입니다.
영상취재: 조성우
그래픽: 문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