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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경쟁 속 배송 기사만 '과로'.. "심야 배송 대안 시급"
2025-11-17 161
전재웅기자
  rebear@jmbc.co.kr

[전주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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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주문하면 24시간이 지나기 전에 상품이 도착하는 심야 배송이나 당일 배송, 자주들 이용하실 텐데요.


하지만 이를 위해 심야 시간대 과도한 업무에 놓여진 노동자들이 숨지는 일이 잇따르자, 현장에서는 안전한 일터를 마련해달라는 요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전재웅 기자입니다.


◀리포트▶

택배 기사가 절임 배추 2상자를 한번에 들춰 업고, 엘리베이터 없는 건물 계단을 올라갑니다.


추수철 쌀부터 김장철 김치까지,


연말이 다가올수록 무거운 택배가 많아지지만 이런 사정을 알아주는 손님을 만날 때면, 고됨도 잠시 잊게 됩니다.


[천규석 / 배송 기사]

"지금이 가장 힘들 때죠. 쌀도 같이 오고.. 어르신들 갖다 드리면 그래도 저렇게 음료수 하나라도 주시는 게 정말 고맙죠 저희들로서는.."


정해진 행정동 한 구역에 배달해야 할 택배는 하루 150건 정도, 


일감이 몰릴 때는 아내까지 같이 일터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지만, 갈수록 택배사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게 걱정이라고 말합니다. 


[천규석 / 배송 기사]

"새벽 배송이 가장 힘들다고 보거든요. 업무가 과중되더라도 잘 때 자고, 나와서 일 할 때 일하면 좋은데.. 그러다보면 저희들도 그렇게 따라가지 않겠나, 걱정이 많죠."


지난해 심야 배송에 투입된 노동자 사망이 잇따른 데다, 올 들어서도 과로가 의심되는 배송 기사 한 명이 새벽 배송 중 교통사고로 숨졌습니다. 


[김춘석 / 전국택배노조 전북지부장]

"누군가는 이런 노동을 개인의 선택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저임금 불안정 노동이 강요한 선택을, 노동자 개인의 책임으로 돌려서는 안 됩니다."


택배 노조는 최근 '새벽 0시부터 5시까지의 배송을 제한하자'는 의견을 냈지만, 일각에서는 사실상 '새벽배송 중단'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런 주장을 하는 쪽은 '새벽 배송은 지방 청년과 소상공인이 전국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회'라고 주장하기도 하며, 새벽 배송 중단에 반대 입장을 내고 있습니다.


택배 노조는 장시간 노동과 과로를 당연시하는 관행을 고쳐야 한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지난 9월 국회 주도로 만들어진 '택배 사회적 대화기구'에서는 '무한 속도 경쟁'을 끝내자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전재웅입니다.


영상취재: 정진우, 진성민

그래픽: 김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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