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
◀앵커▶
복지관 등 여러 명목으로 큰 돈을 들여 지은 농촌의 공동이용시설이 얼마 지나지도 않아 방치되거나 전혀 엉뚱한 용도로 쓰이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도내에서는 농촌 공동시설 670곳 중 절반 이상이 사실상 활용되지 않는 시설로 추정됐습니다.
이주연 기자가 현장을 둘러봤습니다.
◀리포트▶
건물 면적만 500제곱미터가 넘는 순창군의 한 공동시설.
도배, 장판 교육과 외부 방문객 숙박 및 두부 만들기 체험 공간 등의 용도로 2016년에 지어졌는데 처음 몇 년만 활용되다 문을 닫았습니다.
결국 현재는 원래 목적과는 무관한 단체가 월 30만 원을 내고 일부 공간을 사무실로 쓰고 있습니다.
[임대 입주자]
"체험을 와서 여기서 식사도 하고 자고 이런 목적으로 지었는데, 지금 우리가 아니면 이게 계속 비어 있는 상태니까.."
또 다른 마을의 복지관과 구판장 건물.
2020년 5천만원을 들여 두부 기계와 깨 세척기 등을 구입해 가공 시설을 갖췄지만 사용하지 않고 있고, 복지관은 인근 공사를 맡은 건설업체가 현장 사무실로 임대해 1년 가까이 사용했습니다.
[건설업체 관계자]
"마을 이장님이 동네분들한테 여쭤 갖고, 여기 동네분들한테 허락을 받고 저희가 썼어요. 그다음에 저쪽(지자체)에서 오셔갖고 '아 이제 쓰시면 안 됩니다' 그러더라고요.."
전북연구원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도내 농촌 공동이용시설 670곳 가운데 아예 사용하지 않거나 이용이 저조한 시설은 절반이 넘는 375곳으로 집계됐습니다.
[이주연 기자]
"건물을 돌볼 사람도, 이용할 사람도 부족해진 건데, 결국 설계할 때부터 '누가, 어떻게 쓸지'에 대한 신중한 고민이 부족했던 것이 원인으로 꼽힙니다."
전문가들은 건물을 새로 짓는 개발 방식에서 벗어나, 이미 조성된 공간의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조원지 / 전북연구원 연구책임자]
"단순하게 세를 준다든지 이런 건 의미가 없을 것 같아요. 지역 주민과 외부의 분들이 같이 할 수 있게 같이 상생할 수 있는 그런 방향으로 가야 되지 않을까.."
하지만, 이 같은 기초 실태조사마저 2023년 이후 멈춰 있어, 현재 얼마나 많은 시설이 더 방치되고 있는지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주연입니다.
영상취재: 조성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