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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만 되면 감경'..성폭력 2차 피해
2020-06-04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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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동안 성폭력을 일삼아

징역형을 선고받은 한 목사의 가족들이

피해자를 찾아 2차 피해를 입게 했다는 소식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이처럼 성범죄 가해자가 감형을 위해

합의를 요구하며 피해자를 괴롭히는 일이

비일비재해 대책과 세심한 판결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조수영 기자입니다.

수년 동안 삶의 터전이었던 마을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A 씨..


연고도 없는 산골 비닐 하우스로

거처를 옮겨 어렵게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는데,


다니던 교회의 목사로부터

수차례 성폭행을 당한 뒤 마을에 남아있을 수

없었다고 말합니다.


성폭행 피해자

있을 수가 없었어요. 거기서 불안해가지고... 먹을 수도 없고, 잘 수도 없고... 그런데 (목사가) 대문 앞에 왔다고 나오라고 하면 사람 죽겠잖아요. 입이 바싹바싹 타고....


난방도 되지 않아 한겨울엔 코피까지 흘리며

숨어지내기를 벌써 2년째,


그런데 지난 3일 가해자인 목사의 아내가

A 씨를 불쑥 찾아왔습니다.


징역형을 선고받은 목사가 풀려나야 한다며

3시간 가량 차에 태워 끌고 다니며

합의를 요구한 건데, A씨는 고통스러운 기억을

다시 떠올려야 했습니다.


성폭행 피해자

어디로 나를 수 있으면 막 날아가고 싶고... 팔을 붙잡고 안 놔주는데요. 죽을 맛이었어요. 무섭기도 하고... (같이 온) 남자는 막 옆눈질해서 쳐다보고....


문제는 성범죄 피해자와의 합의가

재판에서 형량 감경 요소로 반영 된다는 것..


실제 성폭행 혐의로 기소됐던 전북대 의대생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며 지난 1월

집행유예형을 선고받기도 했습니다.


권지현/성폭력예방치료센터장

(상담 사례 중) 합의 얘기를 안 들어본 피해자는 거의 없을 것 같아요. 피해에 대해서 다시금 내가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 수밖에 없죠.


CG) 양형 기준상 '처벌불원'은 피고인이

진심으로 뉘우치고 합의를 위한 진지한 노력이

이뤄졌는지 여부를 의미하지만,


실제 사례에서는 이 조항이 가해자 측의 합의 종용을 유도해 2차 피해만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명숙/한국여성아동인권센터 대표 변호사

모든 재판부가 피해자가 이게 진정한 의사로 처벌을 원하는 것인지, 처벌을 원하지 않는지 확인하지는 않습니다. 양형을 낮추는 중요한 참고 자료로 하는 것은 부적절해 보이고요.


뉘우침 없는 합의 요구에 사법부의 기계적인

판단으로 피해자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MBC 뉴스, 조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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