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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통근비까지 제공"..지자체가 봉인가?
2023-11-27 5564
박혜진기자
  hjpark@jmbc.co.kr

[전주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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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 커 ▶

군산조선소가 재가동된 지 1년이 다 되어가고 있는데 과연 기대했던 생산과 고용이 이뤄지고 있을까요? 


선박 건조는 고사하고, 고용도 기대의 절반 수준에 그친 것이 현실이어서 답답증만 더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직원 통근비까지 지자체가 부담하는 등 연간 100억 이상을 전라북도가 퍼주는 것으로 드러나 대기업의 배만 불리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박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올해 1월 재가동에 돌입한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밀려드는 수요에 블록 수주 물량만 8만 톤에 이른다며 빠른 정상화에 이은 선박 건조를 공언했습니다.


[권오갑 / HD현대그룹 회장(구 현대중공업그룹)/지난 2월 10일]

"현대중공업 전 임직원은 군산조선소가 과거의 명성을 되찾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해서 이 공장을 살려보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생산량은 수주 물량의 70%인 5만7천 톤에 그쳤고, 


고용은 목표 인력의 60%에도 미치지 못하는 8백여 명에 머물고 있습니다. 


협력업체 위주로 인력을 고용하다보니 처우가 열악해 전북도가 수차례 취업 박람회를 열고 고용 지원금을 보조해 왔음에도 역부족인 겁니다.


[채규만 / 전라북도 조선산업팀장]

"해상 운송 물류비 그리고 인력양성 관련된 취업지원 사업이랄지 군산조선소도 같이 서로 상호 협력하에 똑같은 노력들을 기울이고.."


이렇다보니 전라북도만 애를 태우는 모양새입니다. 


실제 전라북도와 현대중공업이 맺은 협약을 보면 현대중공업의 적극적인 의지는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전북도와 군산시가 인건비 등 고용 지원에 22억을 부담하고, 교육비도 9억 원을 부담합니다. 


하지만, 정작 현대중공업이 부담하는 비용은 일체 없습니다. 


블록을 옮기는 운송비도 지자체가 전체의 60%인 106억을 부담하는 반면 기업은 70억 만 내고 있습니다.


[박혜진 기자]

"심지어 전북은 직원들의 출퇴근 버스비와 기숙사 비용 등 통상 사내복지로 분류되는 복지비용마저 현대중공업보다 두 배 넘게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군산조선소에 투입되는 지자체 예산만 연간 140억이 넘어 현대중공업에 끌려다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나옵니다. 


[한경봉 / 군산시의원]

"협력이 잘 안 된다고 봐야죠. 저희가 원래 전라북도나 군산시에서 조선소를 유치하자고 했지 이렇게 블록 공장을 할 줄 알았으면 이렇게 많은 예산을 지원할 필요가 없죠."

 

재가동과 동시에 선박 신조에 대한 포부를 내비쳤던 전라북도와 달리 기업은 여전히 미온적 태도만 보이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관계자(음성변조)]

"(신조는) 예측할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몇 년 부터 뭐 한다'그렇게 얘기하기는 조금 어려울 것 같아요." 


취업률을 높이고 경제를 살리겠다며 맺은 협약에 전라북도는 매년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야 할 상황, 


하지만 기업은 현상 유지만 해도 아쉬울 게 없다는 식이어서 애초 불공정 협약을 맺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MBC뉴스 박혜진입니다. 


영상취재: 유철주

그래픽: 문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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