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MBC자료사진]
◀앵커▶
가정의 달 기획, 이번에는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디지털 과의존'에 대해 들여다봅니다.
이미 40%가 넘는 청소년이 잠재적 위험군으로 분류되고 있는 상황인데, 과의존 문제를 겪는 연령은 점차 낮아지고 있습니다.
국가와 기업이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관련 국가 예산은 2년 사이 20% 넘게 삭감됐다고 합니다.
허현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온갖 장난감이 가득한 공간,
마음에 드는 장난감을 집어든 6살 아이가 자동차 로봇을 변신시켜 보기도 하고, 어울리는 다른 장난감을 선생님과 함께 찾아보기도 합니다.
평범한 놀이처럼 보이지만 스마트폰 과의존을 해소하기 위한 '놀이치료' 과정입니다.
[박수미 / 놀이치료사]
"(스마트 기기 대신) 작은 놀잇감을 가지고 충분하게 집중해서 아이들하고 놀아줄 수 있는데, 여기서 아이들이 노는 것을 보고 배워가기도 하시고.."
이곳 '스마트쉼센터'에 디지털 과의존과 관련해 상담하는 건수는 매년 늘고 있는데, 지난 3, 4월 두 달 동안에만 무려 400건에 이릅니다.
잦은 지각과 결석을 겪다 심지어는 학교생활을 중단하기까지 하는 청소년들이 주 대상이지만,
특히 최근에는 10살 미만 아동의 상담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박수미 / 놀이치료사]
"또래 관계가 안 돼요. 잘 안돼요. 미숙하고, 대응 방식에 있어서 자연스럽지 못해서 오해를 사기도 하고.."
조절 능력과 활용 빈도와 같은 척도를 토대로 스마트폰 의존도를 표본 조사한 결과,
지난해 기준 과의존 고위험군은 전 연령대에서 4.2%, 잠재적 위험군까지 포함하면 22.9%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만 10세 이상 청소년의 경우 절반에 가까운 42.6%가 과의존 위험군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10세 미만 아동은 25.9%, 성인도 22.4% 수준으로 적지 않았습니다.
특히 숏폼 이용자 중 31.9%는 시청 조절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는데, 이중 청소년은 42.2%, 유아동은 35.1%에 달했습니다.
프랑스와 대만 등 주요 국가에서는 청소년의 사용을 제한하거나 보호자에게 책임을 묻는 등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오히려 과의존 상담 또는 예방 관련 국가 예산이 2년 사이 48억 원에서 38억 원으로 20% 넘게 줄었습니다.
[박진희 / 전북 스마트쉼센터 소장]
"(예산 때문에) 요청은 많이 하고 있으나, 요청하신 곳까지 모든 전체 기관을, 수요를 맞추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저희가 신청 학교의 3분의 1 정도만.."
각 부처에서 나오는 중구난방식 대응책도 통합적으로 운용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기업 등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허현호입니다.
영상취재: 강미이
그래픽: 문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