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영화의 도시'를 표방해온 전주시는 앞으로도 수천억 원을 투입해 촬영 스튜디오 조성과 이를 연계한 관광 자원 개발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청사진 속에 지역 영화인들이 설 자리는 없는 걸까요.
전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영화인들이 이례적으로 단체 행동에 나서, 각종 지원 사업을 주관하는 전주영상위원회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습니다.
김아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각각 20년 안팎을 전주에서 영화 연출자로 활동해온 최진영, 조미혜 씨.
독립 영화를 지역에서 만든다는 것이 쉽지 않은 현실이지만, 그나마 각종 지원 사업들이 있어 단편에서 장편 영화로, 또 유명 영화제 출품 등으로 꾸준히 성장해왔습니다.
[조미혜 / 영화감독]
"지원 사업이 없으면 사실 버티기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여기서 뭔가 하나 끊기거나 이렇게 되면 지역 영화인이 활동하기가 쉽지가 않은.."
이처럼 어려운 여건 속에 전주에서 활동해온 영화인 60명이 공동 행동에 나섰습니다.
지역영화진흥을 위한 각종 사업을 진행하는 전주영상위원회가 정작 지역 영화인들을 소외시키고 있다는 겁니다.
주로 개별적으로 활동해온 영화인들이 단체를 꾸려서, 그것도 지원 기관을 상대로 집단 행동에 나선 건 이례적인 일입니다.
[최진영 / 영화감독]
"(전주 영화인들의) 성과들이나 노력들, 능력들에 비해서 (환경이) 받쳐주지 않으니까 결국은 정말 비어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공동화가 나타났다고 생각을 해요. 다 떠나거든요, 정말."
실제 전주에서는 최근 몇년 사이 지역 영화인들에게 단비와 같았던 지원 사업이 폐지되는 등 부침이 이어졌습니다.
연간 천만 원 안팎이 지원됐던 시나리오 기획개발 사업은, 영화인들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지난 2023년 폐지됐습니다.
장편 영화 한 편을 선정해 8천만 원을 지원하는 사업에는, 제작사가 전북에 주소를 두고 타 지역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 선정됐는데, 결과적으로 지역의 감독들은 배제됐습니다.
위원장을 전주시장이 맡고 있는 사단법인 전주영상위원회는 전주시와 전북도에서 연간 10억 원 상당의 보조금을 지원받습니다.
[전주시 관계자]
"지역 영화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들이 있는지, 아니면 공모 선정이 그런 부분이, 요건이 좀 더 충족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는 영화인 분들과 좀 더 소통해서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쿠뮤필름의 아시아 제2스튜디오를 유치하고 영화산업특화단지 등을 지어 '글로벌 영화영상산업 수도'로 거듭나겠다고 밝힌 전주시.
그러나 정작 전북의 영화인들은 영화 생태계가 밑바닥부터 무너질 위기라며, 지역 영화인 지원을 위한 정책 전환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아연입니다.
영상취재: 서정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