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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님 모시러 가는 공무원들".. 논란 커지자 차량 의전 중단
2025-11-25 325
이주연기자
  2weeks@jmbc.co.kr

[전주 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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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제시가 시장 배우자를 위한 과도한 의전 논란에 대해 "모두 공적 활동"이라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다 논란이 커지자 결국 차량 제공을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업무와 무관한 행사까지 특정 공무원들이 따라붙어 차량을 제공하고 수행하는, 이른바 '사모님 의전 관행'이 사라질 수 있을까요?


이주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파라솔 그늘 아래 앉아 있는 시장 배우자.


그 옆에는 빨간 장바구니를 멘 공무원이 그림자처럼 따라붙습니다.


핸드폰을 챙겨 들고, 행사장 깊숙한 곳까지 개인 차량으로 모셔오는 모습까지, 카메라에 잡힌 건 '공무원'이라기보다 사적인 수행비서에 더 가까운 동선입니다.


이런 장면은 지난 3년 동안 수십번의 다른 행사들에서도 반복적으로 포착됐습니다.


[이병철 김제시의원]

"직원들이 뒤를 졸졸 따라요. 의전을 하는 거 보고 깜짝 놀랐어요. 좀 과하다.. 모든 행사에 그렇게 하고 다녔어요. 행사 있을 때마다 그렇게 의전을 하더라고요."


그런데 이 동행, 그때그때 우연히 정해진 일이 아니었습니다.


배우자 수행에 특정 직책이 고정된, 일종의 '의전 라인'이 존재했습니다.


교육가족과장, 여성가족팀장, 여성가족팀 주무관으로 구성된 의전 라인은


인사 이동으로 사람이 바뀌어도, 같은 직책의 공무원이 사모님 의전을 전담하는 조직이었습니다.


더구나 교육가족과와 아무 관련 없는 행사에도 이 부서의 공무원이란 이유로 사모님을 모셔야 했습니다.


[김제시청 교육가족과 관계자]

"저희가 이제 공적인 행사에 같이 참여를 하는거기 때문에 이제 그런 때는 모시러 갈 수도 있죠.."


평일과 휴일을 가리지 않고 업무와 무관한 자리까지 업무 출장을 낸 전담 공무원이 사모님 곁에 ‘붙어서’ 다닌 것이지만,


김제시의 설명은 군색하기만 합니다.


[김제시청 교육가족과 관계자]

"가서 이제 저희가 관련이 없더라도 여성들을 만나러 가는 거라니까요. 여성을 만나러 가는 거죠. 거기에 있는. 저희는 그렇게 판단하고 있거든요."


김제시는 사모님을 위한 모든 의전을 결국 '여성 주민을 만나기 위한 공적 역할'이라고 설명합니다.


근거로 드는 것은 무려 10년 전 만들어진 행정안전부 지침의 한 문구, "배우자도 공적 역할을 할 수 있다"입니다.


그러나 당시와 지금은 행정 현실도, 시민의 눈높이도 크게 달라졌습니다.


김제시의 해석대로라면 행사가 '공적'이라는 이유로 배우자가 하는 모든 활동이 자동으로 '공적 활동'이 되는 겁니다.


하지만 공적, 사적 영역의 경계와 상식에 부합하는 의전의 기준을 묻는 질문에는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김제시청 교육가족과 관계자]

"공적 활동, 공적 행사 이 부분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말씀하신대로 그때그때 판단에 따라서 참여를 하고.."


그러면서도 행안부가 ‘사적인 활동’의 예시로 든 봉사활동 참여까지 “보조금을 받는 단체”의 행사에 참석한 것이라는 이유로 '사모님의 공적 활동'으로 간주하고 공무원이 따라 붙었습니다.


결국 배우자가 가는 곳이라면, 그리고 집으로 부르면 아무런 제약없이 특정 공무원이 따라붙는 ‘동행 시스템’이 조직적으로 굳어져 온 셈입니다.


정성주 김제시장은 앞으로 자신의 배우자 이동 시 공무원이 차량을 제공하는 행위를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 뉴스 이주연입니다.


영상취재: 강미이

그래픽: 김하늘


#김제시장 #사모님 #논란 #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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