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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지마다 "반대"..갈 곳 없는 34명의 장애인들
2021-07-02 1025
허현호기자
  heohyeonh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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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C▶

건물이 낡아 안전이 우려되면서

이전을 추진했던 익산의 한 장애인 시설이

1년째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민 반대로 가는 곳마다 벽에 부딪힌 건데,


여전한 차별적 시선에, 돌봄이 필요한

장애인들을 지역 공동체가 품도록 하겠다는

정부 정책은 맥을 못추고 있습니다.


허현호 기자입니다.

◀VCR▶

건물 내벽 곳곳에서 발견되는 균열들..


물이 새는 천장은 비닐과 호스로 막아놨습니다.


중증 발달장애인 34명이 거주하는

26년 된 장애인 거주시설 홍주원 건물은

5년 전 구조안전진단 D등급을 받았습니다.


◀INT▶강승원 원장/익산 홍주원

언제 어떻게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는 (걱정이 크다.) 중증 장애인이시기 때문에, 그런 위험 상황에 대처하기가 상당히 어려우신 분들이기 때문에....


하루빨리 거처를 옮겨야 하는 상황에서

익산 시내의 한 건물로 이전이 결정됐지만,


주민들의 반대에 맞닥뜨려야 했습니다.


대학가 원룸 임대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차별을 하고 싶지 않아도

학생들의 부정적 인식이라는 현실은

어쩔 도리가 없다는 겁니다.


◀INT▶김명숙/후보지 인근 주민

'살지 않겠다'라는 대답이 50% 정도 나왔어요. '어머니, 이만저만해서 저희가 이런데, 어떠실 것 같아요.'라고 그러면, '아 죄송해요 사장님, 저희가 다른 곳으로 이사할게요.' 그게 현실이라는 거죠.


주민들이 보유한 토지 3곳을 추천하고,

익산 금강동에 새로운 토지를 물색하기도

했지만 토지주나 인근 주민의 반대 등으로

모두 무산됐습니다.


올해 안에 사업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보건복지부의 압박에 결국 원안대로

추진될 수밖에 없지만,


차별적 시선 속에서 장애인들이

생활을 이어나가야 하는 상황은 큰 부담입니다.


◀SYN▶익산시 관계자

어차피 해당 마을에 들어가는 건 장애인들이고, 법적으로까지 가는 거는... 솔직히 들어가더라도 힘든 부분이 있으니까, 그 부분 때문에 저희가 계속 거기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아보자 해서 찾는데, 그것도 좀 힘든 상황이고....


외딴 곳에 있는 것이 당연시됐던

장애인 시설이 도심 주택가로 나온 배경은

정부의 '커뮤니티 케어' 정책..


하지만 장애인들이 비장애인들과 어울려 살며

편견을 극복해내겠다는 취지가

인식 개선 없이는 성취하기 힘들다는 점이

다시 한 번 확인된 가운데,


34명의 장애인들은 여전히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허현호입니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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