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포항의 아파트 주차장 참사에서 보듯, 지하주차장이 침수되면 인명피해까지 날 수 있습니다.
지하 공간이다 보니 폭우 때 당연히 물이 쓸려들어 갈 수 있는데, 이를 막을 방법은 없을까요.
일부 자치단체에서는 지하주차장에 차수문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는데, 눈여겨 볼 대목입니다.
정자형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시간당 100mm의 폭우가 쏟아지고 인근 하천이 범람하면서 순식간에 물에 잠긴 포항의 아파트 지하주차장.
주민 7명이 숨지는 참사가 났습니다.
군산에 있는 한 아파트 단지입니다.
여느 아파트처럼 지하주차장 진입로는 차량들이 편하게 드나들 수 있게 평평합니다.
폭우가 쏟아지면 빗물이 유입될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나와 철판 두 개를 꺼내 이어 붙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는 지하주차장 입구 벽면에 있는 홈에 철판을 끼워 세웁니다.
불과 3분 여만에 60센티미터 높이의 차수문이 설치된 겁니다.
[정자형 기자]
"지난 2012년 태풍 볼라벤 이후 설치된 차수문입니다. 제 무릎 높이의 차수문을 설치해서요. 태풍이나 집중호우가 올 때 빗물이 들이 닥치는 것을 막고 있습니다."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계단 입구와 지상 환풍구에도 차수문을 설치해 빗물이 지하로 흘러가는 것을 방지했습니다.
10년 전 태풍 때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물에 완전히 잠기는 피해나 났는데, 이후로는 같은 피해가 없습니다.
[강은경 /아파트 관리소장]
"지하 천장까지 물이 들이차서 차량이 수십 대가 침수되는 큰 피해를 입었어요. 그 이후에 여기 지하 주차장과 기계실에 여러 대의 펌프를 설치하고 차수판을 설치해서.."
전주에 있는 한 아파트단지 지하주차장.
차량 1,600여 대가 들어갈 수 있는 대규모인데, 바닥 곳곳을 연결하는 배수로과 배수펌프가 전부입니다.
[정자형 기자]
"각 아파트마다 제 뒤로 보이는 배수펌프가 설치돼 있는데요. 지하주차장으로 들어오는 빗물 등을 밖으로 배출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배수용량은 물청소에 쓰인 물이나 적은 양의 빗물을 처리하는 수준이고, 재해상황까지 대비하는데는 역부족입니다.
더욱이 지하 공간 침수 방지시설은 자치단체마다 제각각이고 의무화도 안 돼 있습니다.
행정안전부가 지난 2019년에 고시한 기준을 보면 지하침수를 막기 위해 출입구 방지턱과 방수판 등을 설치하라고 규정했을 뿐 법적 효력은 없습니다.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차수문 설치를 의무로 지정한 곳은 서울 서초구와 광진구, 그리고 도내에서는 군산시가 유일합니다.
군산시는 지난 2013년부터 아파트 사업승인시 차수문 설치를 의무화했고,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에는 설치 비용을 시에서 지원했습니다.
[공하성 교수 /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과]
"정부나 지자체에서 방수판이나 차수문 설치를 잘할 수 있도록 홍보와 계도를 지속적으로 하고 이것이 잘 되지 않을 경우에는 법으로 강제해서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방안을.."
이와 관련해 국토연구원은 지난 6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하공간 침수방지시설 설치 의무화와 기준을 강화하는 관련 법과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MBC 뉴스 정자형입니다.
-영상취재 김종민
-그래픽 김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