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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안 할래요".. 사라지는 '수의직 공무원'
2023-06-18 11953
조수영기자
  jaws0@naver.com

[전주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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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구제역과 조류 인플루엔자 확산을 막기 위해 가축방역의 최일선에서 일하는 수의직 공무원,


하지만 최근 업무 부담으로 짐을 싸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반려동물 산업은 나날이 성장하고 공무원 기피 현상까지 맞물리면서 인력난이 해소될 기미조차 없습니다.


조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수의사 자격증 보유자를 대상으로 '수의직 공무원' 선발에 나선 전라북도,


올해 41명을 충원할 계획이었지만, 모집 인원의 10분의 1인 4명을 채우는 데 그쳤습니다.


자격증만 있으면 사실상 합격이 보장되는 상황인데 지원 자체를 꺼리는 겁니다.


도내 가축방역을 책임지는 동물위생시험소,


매년 소수점대를 보이던 수의직 공무원 채용 경쟁률이 올해는 0.07:1까지 떨어져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도내 모든 지자체 행정조직을 통틀어 현재 결원율은 약 33%, 정읍과 순창 등 일부 시군은 수의직 공무원이 아예 사라졌습니다.


[이재욱 / 전라북도 동물방역정책팀장(수의사)]

"수도권의.. 유기동물 위주의 업무를 하는 서울이라든가 이런 곳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업무량이 폭증하는 관계로 젊은 수의사들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워 하는.."


이유를 따져보면 결국 돈 문제입니다.


기본 7급 공무원으로 임용되는데, 월급은 본봉과 수당 등을 합쳐 약 330만 원,


동물병원 개원의는 물론, 심지어 초년 수의사들이 병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원하는 공중방역수의사의 월급보다도 적습니다.


받는 처우에 비해, 하고 있는 업무에는 과부하가 걸릴 대로 걸린 상황.


전라북도에 따르면 방역관 1명이 담당하는 소, 돼지 등 가축은 2만 두를 넘어섰고, 하루에 처리해야 하는 위생·도축검사는 무려 20만 건에 이릅니다.


정부가 권고하는 기준대로라면 2명이 할 일을 1명이 하고 있는 겁니다.


이 같은 현실을 대변하듯 작년과 올해 자발적으로 퇴사한 수의직 공무원이 10명이 넘습니다.


전라북도는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추가채용에만 매달리는 형편입니다.


[이희선 / 전라북도 동물방역과장]

"저희 전라북도에서는 '임기제 공무원'을 활용하여 결원을 충원하고자 합니다. 수의사라면 나이 제한 없이 공무원을 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지자체들은 수의직의 직급과 처우 상향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정부는 다른 직군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난색을 보이고 있어 인력난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영상취재: 정진우

그래픽: 문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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