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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디에게 "카트 보증보험 가입하라".. 골프장 요구 논란
2025-05-08 980
이주연기자
  2weeks@jmbc.co.kr

[전주MBC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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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도내 한 골프장 측이 캐디들에게 카트 보증보험 가입을 요구해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카트 사용 방식은 똑같은데 캐디들은 배정받은 카트에 대해 파손에 대비한 보증보험료까지 물고 추가로 관리까지 도맡아야 하는 상황이라 불만이 높습니다.


이주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달 말, 전북의 한 골프장 내부망에 공고문이 하나 올라왔습니다.


카트의 관리와 책임을 캐디들에게 넘긴다는 건데, 핵심은 중고 가치로 150만 원 정도인 카트에 보증 보험을 들어야 앞으로 카트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캐디들로서는 똑같은 일을 하는데도 카트 손상에 대비한 보증 보험을 새로 가입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겁니다.


[A골프장 캐디]

"요구하는 게 뭔지 이런 걸 다 얘기했는데 그거는 전혀 수용이 안 되고 그냥 사내공고문 이렇게 떴어요. 이게 법적 효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냥 공고문으로 한다. 그러니까 너희는 그냥 따라라(라고 했어요.)"


캐디들이 카트 관리를 맡게 된다고 해도 카트 임대로 벌어들이는 수익은 모두 회사 차지입니다.


다시 말해, 캐디들은 정신적·경제적 부담만 늘어날 뿐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는 셈입니다.


[A골프장 캐디]

"카트 임대 계약서를 쓰면서 카트 비용은 회사가 가져가면서 카트 관리는 캐디가 해라 그리고 카트에 문제가 생기면 캐디가 그것도 다 수리하고 책임져라(라고 하더라고요.)"


현재 이 골프장 카트들은 7년에서 10년 정도 된 것으로 전해졌는데 한창 고장이 많아 사고 위험도 높아진 시기에 이런 제도를 도입한 것에도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박영민 / 노무사]

"좀 과도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골프장 측이) 민사상 책임이나 본인들 사용자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서 관리 감독 책임이나 이런 걸 다 넘기시는 거예요."


게다가 눈 등으로 골프장이 영업을 하지 않는 겨울에 카트가 방전되지 않도록 하는 책임도 캐디에게 지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골프장 측은 배터리나 가림막 같은 주요 부품은 회사가 지원하고, 겨울철 관리도 조정하겠다고 해명했습니다.


[A골프장 관계자]

"'카트를 좀 관리를 잘해라' 회사에서는 그런 차원이지. 꼭 이걸 캐디들한테 불리하게 작용하는 건 아니에요."


취재가 이뤄진 이달 초 골프장의 이 같은 조치에 항의해 약 50명의 캐디 가운데 15명만 동의하고 나머지는 이직했거나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BC뉴스 이주연입니다.


영상취재: 조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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