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Air
학교 안에 죽은 토끼와 썩은 거위 알이.. '자연 방치'가 학교 방침
2025-06-17 336
이주연기자
  2weeks@jmbc.co.kr

[전주MBC자료사진]

[선명한 화질 : 상단 클릭 > 품질 720p 선택]

◀앵커▶

전주의 한 대학교가 생태교육이라는 명목으로 거위, 토끼를 캠퍼스에 풀어놓고 기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거나 돌보는 관리자가 없어 죽는 일이 반복되면서 오히려 동물 학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주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신체 일부가 훼손된 채로 죽어 있는 새끼 토끼.


우리 안에는 수십여 개의 거위 알이 부화되지 못한 채 썩어가고 있습니다.


마음대로 돌아다니는 거위들은 지나는 사람들을 위협하거나 큰 소리를 내 깜짝 놀라게 하기 일쑤입니다.


동물 농장이 아닌 전주의 한 대학교 교정 모습입니다.


[A 학생]

"막 방치돼가지고 그냥 돌아다니니까 차 이렇게 다니고 위험한데, 차에 치일 수도 있고 그냥 막 죽어 있는 경우도 있고.."


학교 측은 동물과 함께 생활하면 학생들의 정서 안정에 도움이 될 거라며 10여 년 전 우리를 짓고 닭과 앵무새를 들여왔습니다. 


이때만 해도 별문제가 없었지만 3년 전부터 들여온 거위와 토끼를 우리에 가두지 않고 풀어놓으면서 문제가 시작됐습니다.


[B 학생]

"동물들 밥을 보면 밥도 상태가 안 좋고 물의 환경도 많이 안 좋아서 물에는 곰팡이도 펴 있고 그리고 초록색 이끼 같은 것도 나 있어서.."


전담 관리자도 없는 데다 죽는 동물들이 늘어가자 학생들은 게시판을 통해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SNS를 통해 관련 사진과 글이 빠르게 퍼졌고, 학내 동물 관리가 사실상 ‘방치 수준’이라는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한 학생이 죽은 토끼를 학교 측에 보여주며 항의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자연 상태 그대로 두는 것이 총장 방침"이라는 말뿐이었습니다.


"원래 총장님 방침은 방치잖아. 이게 우리가 동물 병원에 데려가 주고 이런 거 없어. 총장님 방침이 그래. 자연대로 살아가라는 게.."


[이주연 기자]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자 학교 측은 뒤늦게 '동물보호 협조 요청'이라는 안내문을 붙였습니다." 


하지만 협조 사항이 동물과 거리를 두고 소리에 민감한 학생은 해당 구역을 가지 말라는 내용이어서 대책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학교 측은 문제를 제기한 학생들과 간담회를 거쳐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이주연입니다.


영상취재: 조성우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