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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드론 월드컵.. 다음 개최지는 어디?
2025-10-01 113
정자형기자
  jasmine@jmbc.co.kr

[전주 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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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주시는 그간 2025 전주 드론축구 월드컵을 두고, 드론축구 종주도시를 자처한 전주에서 진행되는 첫 국제 행사라는 점을 부각해 왔습니다. 


무려 50억 원을 투입한 일명 '월드컵'이라는 행사를 통해 신규 스포츠 종목으로서의 기반을 조성하고 시장을 확장한다는 취지였는데요,


하지만 2년 뒤로 예정된 두 번째 월드컵은 언제 어디서 열겠다는 것인지 계획을 밝히지 못하는 상황에서, 초청행사에 가까운 대회에 수십억 원을 쏟아부을 도시가 전주 말고 또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정자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25일부터 나흘간 2025 전주 드론축구 월드컵을 개최한 전주시.


종주도시에서 열리는 첫 월드컵이라는 점을 내세워 드론축구가 전 세계로 나아가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자평해왔습니다. 


[우범기 / 전주시장 (8월 27일)]

"이제 전주는 드론축구월드컵이라는 세계적인 무대를 향해 명실상부한 드론레저 스포츠의 수도로 도약하고자 합니다."


행사의 막이 오르자 시민들이 마주한 실상은 전주시의 청사진과는 달랐습니다. 


나흘간의 일정을 위해 세금 50억 원이 투입됐지만 참가자들을 먹이고 재우는 초청행사에 가까웠던 것이 현실. 


행사 기간에 드러난 운영 상의 허점도 적지 않았습니다.


월드컵이라는 명칭이 무색하게 대회장을 찾는 일반 관람객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구색을 맞추기 위해 마련한 각종 부스들을 찾는 사람들 역시 드물었고 일부 부스는 운영자조차 설치 이유를 납득하지 못했습니다. 


[기념품 부스 담당자 (지난 26일)]

"왜 여기다가 (부스를) 깔라고 했는지 모르겠어요."


3박 4일간 대회가 진행됐던 전주월드컵경기장을 다시 찾아가 봤습니다. 


[정자형 기자]

"뒤늦게서야 쓰레기들을 치우는 모습이 포착되는 한편 대회가 진행됐던 대형 텐트들은 내부만 철거된 채 덩그러니 놓여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대회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점입니다.


통상 국제 대회 폐막식에서 대회기 이양이 이뤄지지만 드론축구 월드컵은 다음 대회가 언제 어디서 열리는지에 대한 아무런 정보 없이 그대로 폐막했습니다.


전주시의회 역시 그간 시에 향후 월드컵 계획을 물어왔지만 2년에 한 번씩 개최할 것이라는 답변만 받았을 뿐, 구체적인 계획은 듣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참가 선수에 대한 명확한 기준도 설정되지 않은 자칭 스포츠 행사에 수십억 원이 소요되는 대회 성격상, 전주 말고 다른 개최지를 구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여전합니다. 


[신유정 / 전주시의원] 

"이번 월드컵처럼 하는 건 의미가 낮다고 보고요. 우리 전주 시민들조차도 드론 축구가 어떤 종목인 거고, 이걸 통해서 우리가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을지에 대해 공감대가 아직 형성이 안 된 거예요."


드론축구 월드컵은 막을 내렸지만 행사의 당위성은 물론, 누구를 위해 개최했으며, 향후에도 지속해야 할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MBC뉴스 정자형입니다.


영상취재: 정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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