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자료사진]
◀ 앵 커 ▶
12.3 내란 사태 1년을 맞아 우리 사회를 짚어보는 시간,
오늘은 네 번째 순서로 아직도 '계엄의 강'을 건너지 못한 국민의힘, 그 중에서도 전북도당이 보인 그동안의 행보와 현주소를 살펴보겠습니다.
불법 계엄으로 정권을 내주면서 자신들끼리의 결속을 다졌지만, 지역 민심과는 더 멀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조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문형배 /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지난 4월)]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지난 4월 4일 헌법재판소 선고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즉각 환영 입장을 낸 전북도의회에선, 좀처럼 보기 어려운 장면이 연출됐습니다.
[전북도의회 기자회견 (지난 4월 4일)]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민생회복을 바탕으로 국민 통합을 이루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국민의힘 비례대표 도의원이자 한때 전북도당 대변인을 지냈던 이수진 의원,
지난해 12·3 내란 사태 이후 윤 전 대통령을 규탄하는 정치적 행보로 주목받았지만, 당 안팎에선 ‘배신자’라는 막말 문자에 시달리기도 했습니다.
[이수진 / 전북도의원(국민의힘 소속)]
"이수진 의원한테 한번 보내보자, 모여서 뜻을 모아서 한 것 같은데요. 내용을 보면, 딱 한 가지예요. 국민의힘인데 왜.."
중앙당 지도부가 탄핵 반대파 중심으로 재편된 뒤에는 매달 내오던 당비 납부도 중단한 상태입니다.
[이수진 / 전북도의원(국민의힘 소속)]
"분명히 옳은 길로 갈 거라는 기대를 갖고 있었죠. 희망이 이제 없어지고 절망이란 생각까지 들더라고요."
하지만 이 같은 목소리는 국민의힘 전북도당 내부에서 유일한 이탈 신호에 가깝습니다.
계엄 직후부터 지역민과의 교감을 끊고 사실상 문을 걸어 닫은 국민의힘 전북도당.
탄핵 표결에 불참해 지역 여론의 강한 비판을 샀던 조배숙 도당위원장은 헌재 선고 직후 ‘윤 어게인’에 힘을 쏟았습니다.
[조배숙 의원/ 국민의힘 전북도당위원장(지난 4월 '광화문 저항대회')]
"우리 이번에 대선에서 승리합시다. 그것이 여러분, 우리가 안타까워 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정신을 다시 우리가 지키는 것이고.."
대선 국면에서는 조 위원장의 오락가락한 태도가 논란을 키웠습니다.
윤 전 대통령이 불법 계엄의 명분으로 삼았던 ‘부정선거 의혹’에 동조하는 듯한 발언을 내놨다가,
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의혹에 100% 동의하지 않는다”며 선을 긋자, 곧바로 기존 입장을 철회한 것입니다.
[조배숙 의원 / 국민의힘 전북도당위원장(지난 5월)]
"당에서 그렇게 정리를 했다고 그러면, 저는 당의 입장을 따르도록 하겠습니다."
탄핵 반대파가 주도하는 지도부 아래 열린 지난 국회 국정감사에선, 군대를 동원한 위헌·불법 계엄이 꼭 ‘내란’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며 쟁점화를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핵심 혐의를 용어 논쟁으로 희석시키려는 시도로 풀이됩니다.
[조배숙 의원 / 국민의힘 전북도당위원장(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
"무죄 추정의 원칙입니다. 그래서 저는 자꾸 내란이 확정됐다고 하는데, 저는 거기에 동의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12·3 내란 사태 1년을 맞아 이뤄진 국민의힘 의원들의 사과 기자회견에서도, 현재 당내 국민통합위원장인 조 의원의 모습은 끝내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도당 역시 지난 1년에 대한 반성과 성찰 없이, 여당 국회의원의 성추행 의혹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데 그쳤습니다.
무엇보다 당장 내년 지방선거에 내세울 단 한 명의 단체장 후보군조차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 전북도당의 현주소는,
‘국민의 힘을 모아 희망의 정치를 시작하겠다’는 당사 건물 외벽의 다짐 문구가 무색할 만큼, 지역 민심과의 간극이 더 멀어졌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영상취재: 김종민, 서정희
화면출처: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