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최근 교육부가 고교학점제 등을 감안해 중고교 교사 선발 인원을 당초 계획보다 대폭 늘리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시도별로 살펴보니 유독 전북 지역만 선발 규모가 거의 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교사 정원은 2년 연속 세 자릿수 감축이 확정적인데, 농촌의 작은 학교가 많은 지역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허현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기계와 전기 등 기술 관련 실무를 중심으로 교육과정이 운영되는 군산의 한 마이스터고,
절반 이상의 수업이 기사 자격증 취득 등을 위한 실습 시간으로 분반 수업이 필수적입니다.
모두 41명의 교과 교사가 일하고 있는데, 올해 2명을 감원한 데에 이어 내년에는 무려 4명의 교사를 줄여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부실 수업이나 실습 효율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지만, 학생들의 안전도 큰 걱정입니다.
[탁덕기/군산기계공고 교사]
"기계 (실습) 같은 경우는 선반 밀링이나, 절삭 공구라든지.. 이렇게 (감축) 되면 안전상 16명을 한 선생님이 동시에 (감독해야 하는데) 지도할 수 있는 환경이 안됩니다."
지난달 말 교육부는 고교학점제 등으로 인한 교사 수요 증가에 맞춰 중·고교 교사를 당초 계획보다 대폭 증원해 뽑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전년 대비 30% 가까이 늘어난 7,147명의 신규 교과 교사를 뽑겠다는 건데,
대구와 대전, 광주는 선발 규모가 무려 2, 3배 가까이 늘었고, 경남과 강원, 충남 등 도 단위 지역도 10%에서 60%까지 늘었습니다.
하지만 전북은 선발 인원이 고작 2명 증가하는데 그쳐 17개 시도 중 유일하게 거의 늘지 않았습니다.
정년이나 퇴직 등으로 감소하는 교사 수만큼 선발 인원을 늘리지 않는다면, 지역의 전체 교사 수는 감소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결원 규모가 매년 달라지는 만큼 선발 인원만으로 내년도 정원 규모를 추단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교육부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전년도 대비 감원 규모가 전국적으로 대폭 줄었다"는 교육부 입장과 달리,
전북의 내년도 교원 감축 규모는 137명이었던 올해에 비해 크게 줄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전체 교원 규모가 백 명이상 감축되는 상황.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2년 연속 대규모로 감원을 한 전례가 없었다"라며, "당혹스럽고 학교도 힘들어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지난해 대비 5,981명의 학생이 줄어 전국에서 가장 높은 3.3%의 감소율을 보이고 있는 전북 지역의 상황이 감안된 것으로 보입니다.
지역 교육계에서는 학생 수에 비해 학급수는 줄지 않는 현실을 감안하지 않은 결정이라며,
도심 과밀학급에 대한 대처를 강조하는 교육부가 전북처럼 농촌의 작은 학교가 많은 지역에 대한 배려는 부족하다고 지적합니다.
[최수경/전교조 전북지부 정책실장]
"학교가 유지는 될 수 있게끔 교사가 배치가 돼야 되는데.. 거의 다 순회 교사로 외부로 나가고, 담임 선생님도 배정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하시거든요. 하한선 이런 것들을 정해놓고 배정해야 되지 않겠나.."
구체적인 지역별 교원 감축 규모는 내년 초 드러날 예정인 가운데,
교원 감축을 개별 통보받는 학교에서는 명확한 감축 기준이라도 투명하게 공개해 달라는 아우성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허현호입니다.
영상취재: 조성우
그래픽: 문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