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
◀앵커▶
4년 전 군산대 캠퍼스 내에 일제가 태평양 전쟁에 대비해 군사 목적으로 조성한 인공 동굴이 발견돼 이목을 끌었습니다.
이후 군산 전역에서 비슷한 지하군사시설이 추가로 확인되고 있어 정확한 실체 파악과 연구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허현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농촌 마을 뒤편의 한 야산, 우거진 풀숲 사이로 작은 동굴 입구가 보입니다.
동굴 내부로 들어가 보니 비교적 넓은 공간이 드러나는데, 3m 가량의 높이에다 입구에서 동굴 끝까지 20여 m 가량 곧게 뻗어 있습니다.
동굴 이곳저곳에는 곡괭이로 파낸 흔적과 정으로 내리친 자국도 선명한데, 일제 강점기 무기고를 목적으로 조성됐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불과 200미터 떨어진 곳에는 비슷한 시기 조성된, 성인 남성 대여섯 명이 들어갈 수 있는 엄폐호도 확인되는 등 일대에만 6기의 지하시설이 발견됐습니다.
[조인진 / 국립군산대 학예연구사]
"바로 너머에는 비행장이 있고요. 이 너머에는 만경강이 자리를 하고 있어서.. 방어를 하거나, 지키거나 하는 목적으로 여기에 중요한 시설들이 들어왔을 것으로.."
군산대 캠퍼스 내에서 일제 강점기 군사 시설로 추정되는 인공 동굴 7기가 확인됐다는 사실이 알려진 건 지난 2022년,
높아진 관심에 군산대 박물관과 군산시는 전수 조사를 벌여 은파호 인근과 옥구읍 등 시내 전역에 30기의 지하 군사시설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태평양 전쟁 말기인 1944년에서 1945년 사이 집중적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일제가 일명 '본토결전'이 벌어지면 미군이 상륙할 유력한 지역으로 군산을 지목하면서 급하게 진지 구축에 나섰던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근대유산이 밀집해 있는 도심 일대에도 다수 발견되면서 활용성이 높을 것으로 보이지만,
명확한 실체를 확인하기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지난해까지 지하 군사시설의 구조 파악 등 기초 작업을 완료한 군산시는 내년 중 발굴 조사를 위한 예산 수립 절차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나병호 / 군산시 문화예술과 학예연구사]
"굴착이 필요하다든지, 그러기 위해서는 해당 토지의 소유주 분한테 일단 동의를 받아야 되고요. 어떤 방식으로 조사를 해야 할지에 대한 조사 방법 등을 연구 중에 있고, 관계 전문가분들한테 자문을 얻은 이후에.."
특히 문헌 자료가 부족한 만큼 고령이 된 주민들의 기억을 기록해놓는 작업이 무엇보다 시급하지만 1차 조사 이후 진전이 없는 상황,
흔치 않은 유형의 역사의 상흔인 만큼 후속 연구를 이어갈 학계 연구자들도 마땅치 않아 각계의 관심이 필요해 보입니다.
MBC 뉴스 허현호입니다.
영상취재: 서정희
영상출처: YouTube 'Timeline - World History Documentar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