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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직포에 싸여 주차장에 야적된 법조 3성 동상
2025-05-21 749
정자형기자
  jasmine@jmbc.co.kr

[전주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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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초대 대법원장 김병로, 서울고검 최대교 검사장, 서울고법 김홍섭 법원장은 우리나라 법조인들의 표상으로 추앙받으며, 이른바 '법조 3성'으로 불리는 인물들입니다.


특히 이들 모두 전북 출신으로, 그 공덕을 기리기 위해 전주 덕진공원에 동상이 세워져 있었는데요,


하지만 전주시가 공원을 정비하면서 동상을 이전할 부지 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아, 두 달간 부직포를 뒤집어쓴 채 주차장 구석에 야적되는 신세가 됐습니다.


정자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주지방법원 인근에 있는 한 주차장 부지,


사람이 앉아있는 듯한 형상을 가진 조형물 3개가 공사용 부직포로 덮여 있습니다. 


천이 벗겨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인 듯 위부터 아래까지 끈으로 꽁꽁 묶여있습니다. 


[김종이]

"여기서 무슨 조각을 파는 데인가 그런 생각을 해봤어요. 조각상을 파는 건가?"


사람 키보다 훨씬 큰 데다 인도 바로 옆에 있어 심야 시간대는 공포감마저 주고 있습니다. 


[한숙자]

"밤에 보면 꼭 사람이 하얗게 서 있는 것 같으니깐 무섭죠."


이 물건의 정체는 초대 대법원장 '가인 김병로'를 비롯해 서울고검장 '화강 최대교', 전주지법과 서울고등법원장을 역임한 '바오로 김홍섭'을 기념하는 '법조 3성' 동상입니다. 


[정자형 기자]

"원래라면 여기 놓인 주춧돌 위 동상이 올라가 있어야 하는데요. 현재는 모든 구성품들이 다 분리된 채 놓여있습니다."


지난 1999년 전주 덕진공원에 자리 잡은 이후 신임 법조계 인사들이 꼭 들렀던 법조 3성 동상들이 왜 주차장에 있을까.  


그 배경에는 전주시가 추진 중인 덕진공원 열린광장 조성사업이 있었습니다. 


올 2월부터 공사가 진행 중인데, 당초 논란을 빚었던 나무 정리뿐 아니라 동상들도 애꿎게 자리를 옮기게 된 겁니다. 


전주시는 기존에 있던 동상 19개 중 4개만을 남겨두고 법조 3성 동상 등은 오는 8월까지 옮길 계획입니다. 


[전주시 관계자(음성변조)]

"법조 3성 정신을 깃들여서 법원에서 제일 근접한 만성 공원에 인접한 곳에, 저희가 공원에다 옮기게 됐습니다."


하지만 정작 새 부지는 준비도 안한 채 전주시가 이전만 서두른 탓에 부직포를 뒤집어쓴 채 2달여 간 야적될 처지인 법조 3성.


최근 사법부를 향한 국민 신뢰가 하락하면서 오히려 법조 3성이 더 조명 받아야 할 시점이 아닌지 생각하게 됩니다.


MBC뉴스 정자형입니다.


영상취재: 조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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