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직업계고의 현장실습 기간을 대폭 늘리는 안을 두고 교육계 안팎의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교육청이 타 시도 사업장에 실습을 보낼 때만 기존 4주에서 최대 12주까지 허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절충안을 내놨는데 우려는 여전합니다.
허현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북 직업계고 학생들의 산업체 현장실습 기간은 타 시도의 3분의 1 수준인 4주입니다.
전북교육청은 올 들어 실습 기간을 12주로 대폭 늘리고, 영세한 사업장에도 실습할 수 있도록 상시 근로자수 기준을 낮추는 안을 내놨습니다.
직업계고 취업률이 전국 최하위 수준이라는 이유에서입니다.
콜센터 현장실습생의 사망이 계기가 돼 변경된 규정을 이전으로 되돌리겠다는 건데, 공청회에서는 갑론을박이 빚어졌습니다.
[류형철 /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교사]
"'기간이 너무 짧아서 전북기계(공고) 아이들 안 받는다' 이런 얘기도 많이 들었고요."
[김형배 / 군산여자상업고 교사]
"성인 노동자도 산업 현장에서 생명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그런 곳에, 준비 안된 기업체에.."
실습 기간 확대에 대한 교육청 자체 설문 결과, 학교 현장의 찬성과 반대 비율은 비등했던 것으로 전해졌는데,
결국 전북교육청은 다른 시도 사업장으로 실습을 나갈 때에만 12주로 늘리고, 도내 사업장의 경우에는 4주를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도내 사업장도 채용 전환을 위한 실습이면 12주까지 연장할 수 있다는 단서도 달렸습니다.
다만 관련 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해, 이같은 연장 조항이 활용되는 경우는 제한적이라는 것이 교육청의 설명입니다.
[전북교육청 관계자]
"(업체에서) 전국단위 모집을 했는데 우리는 30일을 운영해야 됩니다. 운영 계획서는 통일해서 해야 됩니다. 회사 내규에 의해서.. 이렇게 하면 저희같은 경우에는 그게 불가능했던 거죠."
영세 기업도 대상에 포함될 수 있도록 기준을 완화하려던 방안은 무산됐습니다.
노동계와 교육계에서는 당장 성과를 위해 학생들을 노동권의 사각지대로 내몰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손쉬운 취업 경로'로, 직무 교육이라는 본래 취지가 퇴색된 현장실습 대신,
정말 취업 지원이 필요하다면 실효성 있는 취업 지원 체계를 만들라는 겁니다.
[강문식 / 전북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4주 이상, 기업에서도 실습을 시킬만한 프로그램이나, 인력이나, 이런 것들이 갖춰져 있는 곳은 거의 없고요. '좀 더 편리하게 학생들을 사용할 수 있게 열어달라'는 산업체의 요구를 수용한 것과 (다르지 않다.)"
직업계고 졸업자 중 절반이 진학을 선택하고 취업자는 26%에 불과한 현실에, 취업 중심의 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는 가운데,
새 학기 전인 다음 달 중 현장실습위원회 논의를 통해 최종안이 확정될 전망입니다.
MBC 뉴스, 허현호입니다.
영상취재: 유철주
그래픽: 안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