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MBC 자료사진]
◀앵커▶
전주시에는 푸르고 울창한 가로수 때문에 도리어 생고생을 하는 주민들이 있습니다.
뿌리가 인도와 건물 지하 곳곳으로 뻗고 튀어나오면서 피해를 입히는 건데요.
오래전부터 관련 민원을 제기해온 주민들이 참다못해 작년에 집단 민원을 낸 뒤에야 전주시는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조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갈색의 가느다란 나무뿌리들이 다발처럼 얽혀 있습니다.
뒤엉킨 뿌리는 성인 팔뚝보다 굵고 질깁니다.
"거의 한 어깨너비는 되네요."
그런데 이게 발견됐다는 장소가, 다름 아닌 화장실입니다.
[권창현 / 전주시 서곡지구 상인]
"갑자기 (변기가) 막히니까, 뚫는 도구로 뚫고 좀 내려갔다가.. 다시 계속 막혀서 나중에 결국 안 내려가서 전부 다 뜯어보니까 이게 나왔어요."
오래전부터 크고 작은 낙우송 피해가 지속됐지만 주민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민원을 넣거나 직접 해결하는 것뿐이었습니다.
[한영숙/ 전주시 서곡지구 주민]
"(오수관이 막힌 게) 지지난 주 같은데.. (그전에도 그랬어요?) 그전에 한 번 그랬죠. (언제요?)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모르겠네.."
[권창현 / 전주시 서곡지구 상인 ]
"저 위(같은 동네)에서도 하수구가 막혔다고 그래서 우리도 봤더니 이래가지고 구청으로 연락했더니 개인 사정이라 거기까지는 전주시에서 해줄 수 없다.."
전주시가 시의회에 보고한 자료에는 낙우송 피해를 인지한 시점이 작년 7월로 적혀 있습니다.
그 즈음 주민들이 집단으로 민원을 제기해 문제를 알았다는 겁니다.
그런데 전주시의 최근 3년 치 낙우송 가로수 민원 내역을 보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이미 그 이전부터 나무뿌리에 사람이 걸려 넘어지고, 지하관로가 막힌다는 등의 민원이 수십 건 확인됩니다.
하지만 당시 전주시는 뿌리를 잘라내는 등 임시 조치를 하거나, '예산을 확보해 처리하겠다'고 답변했을 뿐 근본 처방을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문제를 몰랐던 게 아니라, 반복되는 민원을 개별 사안으로 보고 땜질식 처방만 되풀이한 셈입니다.
[이성국/ 전주시의회 문화경제위원장(지역구 의원)]
"(전주시 행정이) 수동적인 건 맞는 것 같아요. 개인이 했을 때는 개인 민원만 단순하게 처리하고 빨리 지나가려고 했다고 하면, 집단 민원이 발생했을 때 태도는 엄연히 달랐다."
한편 전주MBC 보도 이후 논란이 커지면서 대책이 구체화되고 있지만, 주민 의견 수렴 과정에서 또 다른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조수영 기자]
"당초 이번주 가로수 교체 규모를 결정하려던 전주시는, 심의 일정을 돌연 연기한 상태입니다."
전주시는 다음 주 공청회를 열어 주민 의견을 다시 듣겠다는 계획입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영상취재: 서정희
그래픽: 김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