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MBC 자료사진]
◀앵커▶
새 지방의회가 출범한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일부 기초의회가 부적절한 국내 연수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극심한 폭염과 가뭄으로 온열질환자가 늘고 농민들이 애를 태우는 시기에도 김제시의원들은 부산으로, 부안군의원들은 제주로 연수를 떠났습니다.
과연 꼭 필요한 연수였는지, 김아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19일 김제시의원 9명이 부산으로 향하는 버스에 올랐습니다.
대통령 직속 통일정책 자문기구인 민주평통의 당연직 자문위원 자격으로, 워크숍에 참석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명목은 평화·안보 관련 현장 방문.
실제 유엔평화기념관 방문 등이 포함됐지만, 야간 요트투어와 송도해상케이블카, 국제시장 등 관광성 일정도 여럿 계획돼 있었습니다.
이 시기 김제는 장기간 폭염과 가뭄 문제로 상황이 매우 좋지 않았고, 국가비상대비훈련인 을지연습도 진행 중이었습니다.
참석 의원들은 일단 부산행 버스에 몸을 실은 뒤 관광 일정이 포함된 사실을 알게 돼 참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정자 김제시의회 의장]
"출발해서 (버스 안에서) 제가 일정표 보고 그게(관광 일정이) 있어서 이것에 대해서는 할 수가 없다. 있을 수 없고...그래서 그 일정을 다 취소했어요. 저희는 (다른 일정 때문에) 별도로 오기로 미리 이야기하고 갔었어요."
김제시가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는 민주평통 김제협의회 자문위원 연수는 결국 일정이 급하게 바뀌었습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김제협의회 관계자]
"부득이하게 거제도 일정을 취소하면서 하루 일정이 남는 것을 부산에서 다 2박을 채우면서 (일정) 작성 과정에서 제가 좀 경솔하게...의원님들이 일정을 받은 것은 19일날 (당일) 버스 안에서 받으신 거예요."
부안군의회는 의원 10명과 의회 직원 10명이 지난 10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제주도 연수를 다녀왔습니다.
예산 심사 등 의정활동 교육도 있었지만, 일정 상당 부분은 '벤치마킹'이란 이름으로 사려니숲길과 함덕해수욕장 등 관광지를 둘러보는데 쓰였습니다.
당시 부안에도 폭염이 지속됐고, 가뭄 '관심' 단계가 내려져 농가 피해 우려가 커지던 때였습니다.
[부안군의회 관계자]
"행정사무감사도 곧 있고 해서 연수 차원에서 간 것이거든요. 가뭄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도 우려가 있었거든요. 그런데 (미리) 일정을 잡아놓은 상태라서 취소하기가 좀 어려운 면이 있어서..."
이 연수에는 약 1천9백만 원의 예산이 투입됐습니다.
지방의원들의 해외 연수는 논란이 커지면서 제도적 감시가 강화됐고, 상당수 기초의회에선 연수비 반납 움직임이 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국내 연수는 예외입니다.
사전 심사도, 사후 결과 공개 의무도 없습니다.
결국 이들 행사가 재난에 가까운 폭염과 가뭄 대응을 뒤로 미룰 만큼 시급했던 '의정 역량 강화'인지 '관행적인 나들이'인지는 현재로선 의원들의 판단과 자정 능력에만 맡겨져 있는 셈입니다.
MBC 뉴스 김아연입니다.
영상취재 : 강미이